방한 직후 대기업 총수 대신 홍대 PC방 방문…'T1 베이스캠프' 깜짝 출몰
게이머들에게 "韓, e스포츠 발상지…엔비디아에 중요한 나라"
사인 담긴 RTX 5090·미출시 RTX 스파크 교환권 깜짝 선물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첫 일정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을 만났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황 CEO가 국내 주요 기업인과의 회동에 앞서 한국 e스포츠의 상징적 인물을 먼저 찾은 것이다. 황 CEO는 PC방 이용자들에게 "한국 게임 업계가 지포스를 크게 키웠다"며 한국 게임 문화가 엔비디아 성장에 중요한 기반이 됐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황 CEO는 5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T1 베이스캠프’에서 PC방 이용자들에게 "한국은 e스포츠의 발상지다. 여러분이 e스포츠를 만들었고 e스포츠 관람 문화도 만들었다"고 밝혔다.
T1 베이스캠프는 e스포츠 구단 T1이 운영하는 PC방이다. 황 CEO가 방한 직후 PC방을 찾은 것은 엔비디아 성장의 출발점인 게이밍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한국 PC방·e스포츠 문화의 상징성을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황 CEO는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도 한국 게임 문화를 높이 평가한 바 있다. 당시 황 CEO는 한국이 e스포츠와 PC 게임 문화를 세계적 현상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이상혁은 당시 LoL 월드 챔피언십 참가 일정으로 현장에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영상 축사를 보냈고 황 CEO는 현장에서 '페이커'를 연호하며 관객 호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황 CEO가 이상혁을 먼저 만난 것은 한국 게임 시장을 단순 소비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e스포츠 문화를 만든 핵심 무대로 보고 있다는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홍대 PC방 찾은 젠슨 황…게이머 100여명과 소통
황 CEO는 오후 2시 43분께 T1 베이스캠프에 입장해 현장을 찾은 PC방 이용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현장에는 약 100명의 이용자가 자리를 채우고 있었으며 일부 이용자는 LoL을 비롯한 온라인 게임을 즐기던 중 황 CEO의 방문을 지켜봤다.
황 CEO는 PC방 내부를 둘러보며 이용자들과 짧게 대화를 나누고 한국의 PC방 문화와 게이밍 환경에 관심을 보였다. 현장에서는 황 CEO의 방문 소식이 알려지자 이용자들이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거나 환호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후 PC방 안쪽에서 이상혁과 함께 '도란' 최현준, '오너' 문현준, '페이즈' 김수환, '케리아' 류민석 등 T1 LoL 선수단과 만나 악수한 뒤 마이크를 잡았다.
황 CEO는 현장에서 한국 게이머와 e스포츠 문화가 엔비디아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 모두 실력이 뛰어나고 승리에 대한 열망이 강해서 최선을 다해 이기려 한다"며 "그래서 최고의 GPU를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최고의 게임 실력을 위해 한국 게이머들이 엔비디아 제품을 선택했고 이에 대한 감사의 뜻이다.
또 한국 e스포츠 문화의 출발점으로 게임 '스타크래프트'도 언급했다. 그는 "내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스타크래프트가 인기 게임이었다. 스타크래프트를 정말 잘하는 사람도 많았고 다른 사람이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것을 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많았다"며 "한국은 e스포츠의 발상지다. 여러분이 e스포츠를 만들었고 e스포츠 관람 문화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오랫동안 제 마음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엔비디아에도 매우 중요한 나라였다"며 "오랜 시간 저희를 챙겨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나도 여러분의 열렬한 팬"이라고 했다.
이상혁은 황 CEO와 만난 뒤 "프로게이머로서 그래픽카드가 굉장히 중요하다. (젠슨 황과 만난 자리가) 굉장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짧게 소감을 전했다.
◆젠슨 황·페이커 사인 담은 유일한 'RTX 5090' 깜짝 경품, 주인공 누구?
황 CEO는 현장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깜짝 경품 이벤트도 진행했다. 자신과 이상혁의 사인이 담긴 'RTX 5090'을 PC방 이용자 중 추첨해 선물로 증정했다. 황 CEO는 해당 제품을 들어 보이며 "세상에 단 하나뿐이다. 100만 달러 가치가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그냥 가져가야 할 수도 있겠다"고 농담을 던지며 현장 분위기를 띄웠다.
황 CEO는 최근 'GTC 2026 타이베이'에서 소개했던 차세대 AI PC 구상도 직접 언급했다. 그는 "3년 전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와 이제 PC를 재창조할 때라고 판단했다"며 "오늘날 PC는 디자인과 창작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에 쓰이고, GPU와 CPU, 소프트웨어 스택도 매우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AI 혁명이 시작되고 AI가 PC에 통합될 것이라고 상상했다. 향후 40년 동안 산업을 이끌 수 있는 컴퓨터가 무엇일지 고민했고 새로운 아키텍처를 구상하게 됐다"며 "새로운 PC 라인업이자 PC 재창조의 새로운 시작을 'RTX 스파크'라고 부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을에 출시할 예정인 'RTX 스파크' 제품 교환권 2장을 선물로 내놨다. 해당 제품은 외국인 관광객 2명에게 돌아갔다.
한편 황 CEO는 T1 선수단과 만난 뒤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식당 '형님 저요'에서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 이른바 '삼쏘(삼겹살+소주)' 회동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는 AI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AI 데이터센터, 로보틱스, 피지컬 AI 등 엔비디아와 국내 기업 간 협력 방안이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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