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만큼 심각한 '농재'…재해율 7.5배, 사망률 3배 더 높아

기사등록 2026/06/05 08:00:00 최종수정 2026/06/05 08:14:24

2024년 농업인 297명 사망…59%가 농기계 사고

경운기 핸들형 개조 허용·노후 경운기 폐차 유도

농식품부, 농작업안전재해예방법 신설 추진

'2030년까지 사망·부상자율 25%↓' 종합대책 내놔

[세종=뉴시스]경운기 오조작 사고의 모습.(사진=농진청 제공)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농업 분야 재해율이 전체 산업재해의 7.5배, 사망률은 3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자 정부가 2030년까지 농업인 사망·부상자율을 25% 낮추는 종합대책을 내놨다. 농업 재해 사망자 중 약 60%를 차지하는 농기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경운기 핸들형 개조 허용, 노후 경운기 폐차 유도, 농업인안전보험 보장 강화 등이 담겼다.

농림축산식품부는 5일 오전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농림분야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농업 분야 재해율은 농업인안전보험 기준 5.0%로 산재보험 기준 전체 산업재해율(0.67%)의 약 7.5배 수준이다. 사망률 역시 농업은 2.99‰로 전체 산업(0.98‰)의 3배 수준이다.

2024년 기준 농업인 사망자 297명 가운데 174명(59%)은 농기계 사고로 숨졌고 낙상이 55명(20%)으로 뒤를 이었다. 농기계 사고 중에서는 경운기 사고가 74명으로 가장 많았고, 트랙터(20명), 콤바인(3명) 등이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사망만인율과 부상자율을 2024년 대비 25%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사망자는 297명에서 220명으로, 부상자는 5만852명에서 3만8152명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노후화된 농기계 사고가 지속되는 만큼 경운기 등의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노후 경운기 폐차를 유도하면서 현재 허용되지 않는 핸들형 경운기 개조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발생하는 경운기 사고 대부분이 트레일러를 부착한 상태에서 농로 등을 주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본래 경운기는 밭갈이용 부착기를 연결해 사용하는 장비지만 실제 농촌에서는 짐을 싣고 이동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강동윤 농식품부 농촌소득에너지정책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경운기는 본체보다 트레일러를 연결해 사용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많이 난다"며 "농로에서 전복되거나 충돌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농업 분야 재해율이 전체 산업재해의 7.5배, 사망률은 3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자 정부가 2030년까지 농업인 사망·부상자율을 25% 낮추는 종합대책을 내놨다. 농업 재해 사망자 중 약 60%를 차지하는 농기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경운기 핸들형 개조 허용, 노후 경운기 폐차 유도, 농업인안전보험 보장 강화 등이 담겼다. (자료 = 농식품부 제공) 2026.06.04.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가 추진하는 핸들형은 현재 사용 중인 클러치 조작 방식 대신 자동차 운전대와 유사한 형태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농식품부는 기존 클러치형은 힘이 많이 들고 방향 전환 과정에서 조작 실수가 발생해 전복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핸들형 허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노후 경운기 폐차를 유도하는 방안도 병행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경운기 사고가 많은 나라는 사실상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보호장치가 부족한 만큼 대체 농기계로 전환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트랙터 등 승용형 농기계의 안전구조물 설치 의무 대상을 확대하고 안전벨트 미착용 경보장치 설치를 의무화한다. 농기계 전도·전복 시 사고 정보를 119에 자동 전송하는 사고감지 단말기 보급도 확대할 계획이다.

또 현재 농업인안전보험은 산재보험보다 보장 수준이 낮다는 지적을 반영해 농업인안전보험의 보장 수준을 산재보험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안전사고 발생 시 일정 범위 내에서 고용농업인의 배상 책임을 면제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이를 위해 현행 '농어업인안전보험법'을 분리해 가칭 '농작업 안전재해예방법'을 내년까지 제정하고, 농작업 사망재해 통계를 국가승인통계로 우선 승격해 재해 분석과 통계 생산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번 대책은 농림업인의 재해를 최소화하고, 안전한 농작업장 환경 조성을 위해 즉시 시행 가능한 과제부터 우선 추진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종합대책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과 점검을 통해 농림분야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완비해 농업인과 임업인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6.04. chocryst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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