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일본은행, 관망할 여유 없어"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가 이달 중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총재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해 주목된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우에다 총재는 전날 교도통신 기사라기 회의에서 강연하며 "만일 (중동의) 불투명한 상황이 계속되더라도 향후 경제 하방 위험에 비해 물가 상승 위험이 높다고 판단할 경우,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 확실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일본 금융 환경이 "완화적인 상황에 있다"고 설명했다.
우에다 총재는 일본이 다른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도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고유가를 기점으로 한 물가 상승의 '2차 파급효과'가 (일시적 변동 요인을 제외한) 기조적인 물가상승률 상승으로 이어지기 쉬운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물가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더 높아질 위험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 위험이 현실화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 "일본은행으로서는 더욱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에다 총재는 물가와 관련해서는 "유가 상승을 출발점으로 한 가격 전가 속도가 과거보다 빨라졌고, 더 폭넓은 품목의 가격 인상으로 확산되기 쉬워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가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더 높아질 위험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요미우리는 우에다 총재의 이번 발언에 대해 시장에선 ”금리 인상에 긍정적인 내용“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행은 오는 6월 15~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 4월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0.75%로 동결했다.
오는 15~16일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경우 1%가 될 것으로 닛케이 등은 전망했다.
특히 아사히신문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본은행에 관망할 여유가 없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으며, 일본은행 역시 이를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일본의 기준금리는 아직 중립금리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보다 인플레이션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란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가 상승할 경우 물가를 억제하기는커녕 오히려 상승세를 부추길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우에다 총재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4월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실질금리가 세계적으로 매우 낮다며 "매우 완화적인 금융 환경이라는 점이 여러 해외 경제와 다르다"라고 평가했다.
또 함께 G7 회의에 참석한 가타야마 사쓰키(片山さつき) 재무상이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한 중앙은행 총재들이 많다고 언급한 데 대해 우에다 총재는 "일본은행은 그런 점에 대해 발언한 바 없다"고 말했다. 미국,·유럽과는 거리를 뒀다.
노무라증권의 이와시타 마리(岩下真理) 이그제큐티브 금리 전략가는 "중립금리 수준에 도달한 국가들과 그렇지 않은 일본이 같은 기준으로 중동 정세를 지켜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은행 내부에서도 "미국이나 유럽보다 먼저 금리를 올려야 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실제로 물가 상승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신선식품 제외)는 전년 동월 대비 1.4% 상승해 3월의 1.8%보다 둔화됐다.
하지만 일본은행이 휘발유 보조금 등 정부 정책 효과를 제외해 계산한 물가상승률은 2.8%로, 3월의 2.5%보다 높아졌다.
이는 일본은행 목표치인 2%를 계속 웃도는 수준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약세 압력도 강해지고 있다.
정부와 일본은행이 5월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음에도 달러당 160엔 수준에 다시 접근하고 있다.
이와시타 연구원은 "일본은행이 물가의 수호자라면 물가 상승과 엔화 약세를 억제하기 위해 6월에 금리를 올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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