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반발에 철회된 '반무기화 기금'…트럼프는 선 안 그어

기사등록 2026/06/04 10:39:18

공화당, 이민단속 예산안 저지 압박…법무부 계획 철회

트럼프 "매우 중요한 일…폐기됐는지 모르겠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6.04.

[서울=뉴시스]김민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치적 이유로 수사나 처벌을 받은 '사법 피해자'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추진했던 '반무기화 기금(Anti-Weaponization Fund)' 철회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법무부가 계획 철회를 공식 선언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반무기화 기금에 대해 "나는 그것을 좋아한다(I love it)"며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무기화 기금은 미 법무부가 정치적 수사나 기소로 피해를 받은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을 추진한 17억7600만 달러(2조7000억여원) 규모의 공적 자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정권이 반대 세력을 탄압하기 위해 법무부를 무기화했다고 주장해왔다.

해당 기금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에 대한 보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2020년 대선에서 당선된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 인증을 막기 위해 의회 의사당에서 난동을 부렸던 '1·6 의회 폭동' 관련 기소되거나 수감된 이들이 지원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강한 반발이 나왔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 대표는 "그것을 다루는 최선의 해결책은 행정부가 직접 철회하기로 결정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으며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기금의 존재 자체가 매우 모욕적"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 내 반발은 의회 내 예산 협상 과정으로까지 번졌다. 공화당 상원 지도부는 반무기화 기금 계획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720억달러(약 109조9500억원) 규모의 이민 단속 예산안 처리를 저지하겠다고 압박했다.

이에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은 2일 하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반무기화 기금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이후 상원 공화당 의원들은 예산안 처리 절차에 협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해당 기금이 완전히 폐기된 것인지 묻는 질문에 "변호사들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다"며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반무기화 기금은 아름다운 일(beautiful thing)"이라며 "급진 좌파 성향 판사가 반대 판결을 내렸다"고 기금 추진 중단 배경을 법원의 결정으로 돌렸다.

또 정치적 수사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에 대해 "그들의 삶은 파괴됐고 가족들도 파괴됐다"며 "나도 그들 중 한 명"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6 의회 폭동' 가담자들에 대해서도 "사랑과 우정이 넘쳤고,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다"며 "사랑을 품고 그곳에 갔던 위대한 사람들"이라고 옹호했다.

다만 경찰관 폭행 가담자들까지 기금 지원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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