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 산유국들, 호르무즈 우회 송유관 마련 검토

기사등록 2026/06/04 08:15:43

해협 봉쇄 장기화 우려에 원유 수출 대체 경로 모색

[서울=뉴시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를 수출하는 걸프 국가들이 해협 봉쇄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우회 송유관 건설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인근 지도. 2026.06.04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를 수출하는 걸프 국가들이 해협 봉쇄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우회 송유관 건설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셰이크 칼레드 아흐마드 알사바 쿠웨이트석유공사 국제마케팅 담당 사장은 이날 런던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쿠웨이트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와 신규 송유관 건설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사바 사장은 "쿠웨이트는 많은 주변국과 대화하고 있으며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을 위협하는 이란의 움직임이 송유관 사업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사바 사장은 "과거에는 많은 사람들이 '왜 사용하지도 않을 송유관을 건설하느냐'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그런 송유관의 가치가 입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은 3개월 넘게 사실상 상선 운항이 제한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걸프 국가들은 유사시 원유 수출에 차질이 발생하는 상황에 대비해 대체 수출 경로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자국 영토 내 송유관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양국은 분쟁 발발 이후 해당 송유관의 활용을 최대한 확대해 왔다.

다만 쿠웨이트를 비롯한 다른 걸프 산유국들이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송유관 건설이 필요한 실정이다.

과거에도 유사한 사업이 논의됐지만 이웃 국가에 대한 의존도 증가에 따른 안보 우려와 잠재적 취약성 때문에 실현되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중동 정세 불안이 심화되면서 이 같은 사업 추진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아울러 쿠웨이트는 호르무즈 해협 반대편에 위치한 오만과 원유 저장시설 건설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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