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료 공급망 안전판 만든다…쌀처럼 '공공비축' 검토

기사등록 2026/06/04 06:00:00 최종수정 2026/06/04 06:20:23

농식품부, 비료 공급망 위기 대응방안 연구용역

비료 원자재·완제품 관련 공공비축 필요성 검토

요소·암모니아·인광석·염화칼륨 등 기업이 수입

이후 농업인들에게 공급…국가 차원 비축 없어

[고양=뉴시스] 황준선 기자 = 사진은 지난 4월6일 경기 고양시의 한 농협 자재센터에 비료가 보관돼 있는 모습. 2026.04.06. hwang@newsis.com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중국의 비료 원료 수출통제와 중동 지역 분쟁 등으로 공급망 불안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비료 공공비축'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현재 비료 원료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전략 비축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요소 등 핵심 원료를 기반으로 한 공공비축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일 나라장터를 통해 '비료 공급망 위기 대응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 과제는 비료 원자재와 완제품에 대한 공공비축 필요성을 검토하고 적정 비축 품목과 비축 물량, 비축 기간, 운영 방식 등을 마련하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해외 공공비축 사례와 등을 분석해 실제 도입 가능한 모델을 도출하고 인센티브 제공 등 다양한 지원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필요시 관련 법·제도 개선 방안도 함께 마련할 예정이다.

비료 공공비축 논의는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최근 국회와 기자간담회 등에서 관련 필요성을 잇달아 언급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사진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4월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2026.04.27. ppkjm@newsis.com
송 장관은 지난 4월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재 비료 원료는 정부·공공기관·민간이 역할을 나눠 관리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지만 실제로는 해당 방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장관은 "현장을 점검해보니 비축 같은 것은 전혀 하고 있지 않고 원료를 공동구매하는 민간기업들이 원료를 들여오면 농업인들로부터 1년 전에 수요를 신청받아 그 시기에 맞춰 공급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현재 국내 무기질 비료의 주요 원료인 요소·암모니아(질소), 인광석(인), 염화칼륨(칼륨) 등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가 차원의 전략 비축 없이 기업 재고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특정 국가의 수출 규제나 국제 분쟁, 물류 차질 등이 발생할 경우 수급 불안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중국은 2021년 요소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해 국내 요소수 품귀 사태를 촉발한 바 있으며, 최근에도 비료 원료 수출 통제를 이어가고 있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국제 원자재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농식품부는 무기질 비료 수급 불안에 대비해 '원료 기반 공공비축'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고양=뉴시스] 황준선 기자 = 사진은 지난 4월6일 경기 고양시의 한 농협 자재센터에 비료가 보관돼 있는 모습. 2026.04.06. hwang@newsis.com
핵심은 요소 등 주요 원료를 확보한 뒤 이를 활용해 비료를 생산하고 일정 물량을 비축하는 구조다.

평상시에는 민간 중심의 공급 체계를 유지하되 위기 발생 시 비축 물량을 시장에 공급해 수급 불안을 완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는 정부가 매입한 쌀을 보관했다가 수급 불안 시 방출하는 공공비축 제도와 유사한 개념으로, 유사시 2~3개월가량의 공급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안전판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제도 도입을 위해서는 비료 생산시설과 저장시설을 보유한 업체에 대한 예산 지원 등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 장관도 지난 4월27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무기질 비료 원료인 요소는 사전에 수요를 파악해 확보해왔고 현재 시중 공급에도 문제가 없다"면서도 "요소를 만드는 비료 공장의 경우 (비축)할 수 있는 예산을 투입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부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공공비축뿐 아니라 공급망 위기경보 체계와 단계별 대응 매뉴얼, 수입선 다변화 및 공동구매 지원 방안 등도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국제 정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비료 공급망 안정성이 중요한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공급망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전경. (사진=농식품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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