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반도체 셔세권'…동탄·기흥 규제지역 카드 만지나

기사등록 2026/06/03 08:00:00 최종수정 2026/06/03 08:06:53

갭투자 가능한 동탄·기흥에 구리까지 올해 가격 급등

규제지역 정량 요건 충족…국토부 "현시점 검토 안 해"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 시내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셋째주(18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31% 상승했다. 2026.05.21.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일명 '반도체 셔세권(셔틀버스가 지나는 곳)'으로 묶이는 경기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등 비규제지역에서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정부의 추가 규제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정부는 현재까지 해당 지역을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이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인 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3일 한국부동산원의 5월 넷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화성시 동탄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49% 상승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동탄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4.48%로 서울 평균(3.68%)을 웃돈다.

용인시 기흥구 역시 올해 들어서만 5.30% 오르는 등 대기업 생산기지가 인접한 반도체 벨트 지역이 경기 남부권 상승세를 견인하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다니며 사내 대출과 대규모 성과급으로 자금력을 갖춘 고소득층이 회사 통근버스가 다니는 이들 지역으로 유입되면서 집값을 밀어올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규제지역이라는 점도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작년 10·15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확대 지정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지만 동탄과 기흥은 여기서 제외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단지인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는 지난 7일 20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한 달 만에 신고가를 경신했고, 전용 102㎡ 역시 이달 9일 22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시장에선 6·3 지방선거 후에도 동탄과 기흥의 집값 과열 양상이 지속되면 규제지역이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셔세권은 아니지만 역시 비규제지역에다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수혜 등의 호재가 있어 집값 상승세가 높은 구리지역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정부는 직전 3개월 특정 시·도의 집값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1.3배를 넘으면 조정대상지역, 1.5배를 넘으면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검토할 수 있다. 동탄, 기흥, 구리는 각각 이 요건을 충족한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축소되고 세제 부담도 무거워진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치며 규제지역과 달리 정량적 기준 없이 투기 우려에 대한 판단을 바탕으로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차단된다.

일단 국토교통부는 현 시점에서 이들 지역에 대한 규제 강화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관련 안건 조율이나 심의위 소집 등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고 설명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현재 동탄과 기흥은 실소유와 갭투자 수요가 겹치며 상승 폭이 커진 상태지만 정부가 풍선효과 부담 등으로 인해 당분간은 시장을 예의주시하며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규제를 적용하더라도 과거처럼 더 외곽 지역으로 매수세가 번지기보다는, 자금력이 높은 이들이 학군 등을 고려해 판교나 분당, 대치, 잠실 등 상급지로 갈아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mi@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