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공, '심리회복지원 프로그램' 실시
중진공은 '재도전 집단 멘토링' 확대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숲속 해먹에 누워 명상하고 나무 사이를 걸으며 폐업의 상처를 치유한다. 똑같이 실패를 경험해 본 사람들과 모여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재도전 의지를 다진다. 100만 폐업 시대, 아픔을 딛고 새출발을 응원하는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산하 공공기관의 지원 사업들이 현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4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 따르면 희망리턴패키지 사업 중 하나인 '심리회복지원 프로그램'은 폐업(예정) 소상공인의 스트레스 및 우울감 해소를 돕고자 지난해 처음 시행됐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과 함께 경영 악화와 페업의 아픔을 겪은 소상공인을 위한 산림 치유 솔루션을 제공한다. 올해는 예산 10억원을 배정해 5000명을 지원할 계획이다.
프로그램은 ▲여가형 ▲운동형 ▲체험형 등 크게 3가지로 구성됐다.
여가형에서는 음이온 치유 정원을 걸으며 자연과 교감하고 차를 내리면서 다른 참여자와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목봉 체조로 긴장을 풀고 바디스캔 및 싱잉볼 명상으로 답답한 마음을 달랜다.
운동형은 신체 활동을 통한 심신 건강 증진에 중점을 뒀다. 해먹 체험으로 휴식을 취하고 재활 운동인 스모비와 소도구 스트레칭으로 신체 균형감각을 기른다. 체험형의 경우 자연에서 찍은 사진과 시로 마음을 표현하는 코너가 마련된다.
올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월부터 11월까지 매달 소상공인24에서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폐업(예정) 소상공인이며 동반 1인까지 전액 국비 지원한다.
참가자는 대전·영주·진안·횡성·춘천 등 가고 싶은 전국 산림복지시설을 고른 뒤 당일형 및 숙박형(1박 2일~3박 4일)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숙박형은 전문가 연계 심리프로그램을 추가로 뒷받침한다.
특히 해당 프로그램은 경험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혜진 블룸바이진 대표는 지난달 19일 열린 중기부의 '휴·폐업 소상공인 사회안전망 강화 간담회'에서 "강원 춘천시에서 1박 2일로 체험을 했다"며 "번아웃이 온 상황에서 정서적 안정을 느낄 수 있었다. 나중에 자녀들과 같이 오고 싶었을 만큼 굉장히 좋았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보통 폐업 소상공인의 심리 상태는 자기 책임을 회피하고 외부 탓으로 돌리는 '부정'에서 시작해 감정이 폭발하는 '분노'→ 현실을 인정하는 '타협' → 죄책감에 빠지는 '우울' → 희망을 회복하는 '수용' → '재도약'의 과정을 밟는다. 해당 프로그램은 타협 단계에서 산림을 활용해 소상공인의 불안함과 분노를 낮춰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의 지원 사업 컨설팅을 돕는 한국진로취업역량개발원의 하은정 대표도 "처음에는 소상공인들이 기대 없이 가셨다가 체험하고 나서 '너무 좋았다. 다른 사람들도 많이 지원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많이 한다"며 "폐업 소상공인의 우울감 극복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치상으로도 유의미한 효과가 있었다. 지난해 프로그램 참여 전·후 효과를 비교한 결과 회복탄력성은 61.48점에서 67.41점으로, 기분 상태 개선 정도는 4.08점에서 5.19점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참가자 평균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70점을 기록했다.
소진공 관계자는 "폐업 과정에서 겪는 심리적 트라우마는 초기 정서적 돌봄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폐업 소상공인을 위한 안전망을 더욱 공고히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은 지난해 시범 실시한 '재도전 집단멘토링'을 확대 시행하고 있다. 재창업 또는 경영 위기 기업인의 어려움을 청취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해 성공적인 재도약을 돕기 위해서다.
작년 경기권역에서 한 시범 사업의 참여자 만족도가 높아 '재도전응원본부' 출범을 계기로 올해 권역별 총 6회(회당 10~50인)로 사업 규모를 확장했다. 재도전응원본부는 중기부가 지난해 12월 발족한 재도전 기업가 지원 플랫폼이다.
중진공은 재도전 집단멘토링의 양적 확대뿐 아니라 질적 성장도 꾀했다. 그간 내부 전문가 중심의 일대일 멘토링 위주였지만 올해부터는 재도전 기업인 간 네트워킹과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활성화했다.
눈여겨 볼 점은 '실패 경험 공유 모임(Fail-Con·페일컨)' 방식의 도입이다. 각자 실패 극복 사례를 나누고 업종 및 기업 특성에 맞는 외부 전문가 그룹을 꾸리는 집단 멘토링 방식으로, 개별 상담만으로 얻기 어려운 경험과 해법을 한자리에서 얻을 수 있다. 또 마케팅·투자유치·회계·노무 등 분야별 전문가의 다각적인 조언도 동시에 들을 수 있어 재도전 기업의 실행력과 회복 탄력성이 향상될 것으로 중진공은 내다봤다.
실제 참여 기업인들도 멘토링으로 다시 도전할 힘을 얻고 있었다. 참가 후기를 보면 '만족하고 좋은 자리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 '자주 개설했으면 좋겠다'는 호평이 줄을 이었고 종합 만족도는 평균 92.9점을 달성했다.
심찬보 중진공 재도약성장처장은 "올해부터 집단멘토링 개최 횟수를 대폭 늘리고 프로그램을 고도화해 재도전 기업가들이 서로 터놓고 참여할 수 있는 대표적인 만남의 장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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