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자율주행 등 고속 환경 센서 기술에 활용 기대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국내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로봇이나 야간 주행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할 수 있는 이벤트 카메라를 일반 카메라처럼 쉽고 정확하게 보정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인공지능대학원 주경돈 교수팀이 일반 카메라 보정에 쓰이는 체커보드를 이용해 이벤트 카메라를 보정할 수 있는 컴퓨터비전 보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자율주행이나 로봇의 카메라는 렌즈 왜곡 때문에 사물이 휘거나 위치가 잘못 인식될 수 있다. 기계가 정확한 정보를 인식할 수 있도록 이 왜곡을 미리 계산해 펴주는 보정 과정이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고성능 카메라인 이벤트 카메라는 가장 표준적인 보정 기법인 체커보드를 이용한 보정이 어렵다. 체커보드 보정은 검은색과 흰색 격자가 반복된 체스판 모양의 보정판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뒤, 격자가 만나는 꼭짓점이 실제 위치에서 얼마나 어긋났는지를 비교해 렌즈 왜곡을 보정하는 방식이다.
이벤트 카메라는 일반 카메라와 달리 화면 전체가 아닌 밝기 변화가 나타난 부분만 '이벤트'로 기록하는데, 정작 보정의 기준점이 되는 꼭짓점에서는 이벤트가 거의 기록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이 꼭짓점을 이벤트 데이터에서 바로 찾아낼 수 있는 기술이다. 꼭짓점을 직접 찾는 대신 선을 먼저 찾고, 그 선들이 만나는 주변에서 이벤트가 가장 적은 지점을 꼭짓점으로 잡는 방식이다. 꼭짓점에서는 밝기 변화가 서로 상쇄돼 이벤트 정보가 거의 생기지 않는 반면, 선 형태의 경계에서는 정보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수학적 분석 결과에 착안한 기술이다.
연구팀은 선의 흐릿함을 줄이는 기술도 함께 사용했다. 이벤트 카메라는 픽셀마다 밝기가 변한 순간을 따로따로 기록하기 때문에, 카메라나 보정판이 움직이는 동안 생긴 이벤트를 그대로 모으면 같은 격자 선이라도 서로 다른 시간의 위치가 겹쳐져 번져 보인다. 연구팀은 흩어진 이벤트를 한 기준 시점에 맞춰 다시 정렬해 흐릿하던 격자 선을 또렷하게 만들었다.
한편 개발된 기술은 에이프릴태그(AprilTag) 인식에도 적용할 수 있다. 에이프릴태그는 QR코드처럼 생긴 사각형 표식으로, 로봇이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기가 자신이 어디에 있고 어느 방향을 보고 있는지 파악하는 데 쓰인다. 실험에서 연구팀은 이벤트 데이터만으로 표식의 형태와 번호를 판별했으며, 일부가 가려지거나 화면 밖으로 벗어난 상황에서도 보이는 표식을 찾아냈다.
이번 연구는 UNIST 인공지능대학원 류태훈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해 주도했으며, 강창우 연구원이 공동으로 수행했다.
류태훈 연구원은 "이번 기술은 영상 변환 없이 이벤트 카메라가 기록한 신호 자체에서 기준점을 찾아낼 수 있어 보정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경돈 교수는 "정확한 카메라 보정은 다양한 비전 기술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연구가 실제 환경에서 동작하는 로봇, 자율주행, AR/VR 시스템으로 확장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오는 3일부터 미국 덴버에서 5일간 열리는 컴퓨터 비전 분야의 최상위권 국제 학회인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학회(CVPR, Computer Vision and Pattern Recognition Conference)'의 하이라이트 논문으로 선정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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