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건설사 19곳과 상생협약
부당특약 시정·납품단가 1343억↑
"상생 산업생태계가 경제성장 토대"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건설업계가 유보금 등 불공정 관행을 폐지하고 납품단가를 1343억원 상향하기로 했다.
이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후진국형 착취, 힘의 불균형과 독과점력 남용을 통한 부당이익 추구를 통해 설 수 있는 공간을 선진기업 스스로 없애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정위는 28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종합·전문건설업계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건설산업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 협약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식은 건설업계에 고착화된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고 하도급대금 연동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주 위원장,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 시공능력평가 상위 19개 종합건설사 대표이사 등 총 34명이 참석했다.
협약에는 신속한 대금 지급 및 유보금 폐지, 부당특약 시정, 하도급대금 연동제 정착 및 비상시기 납품단가 신속 조정, 하도급분쟁 해결기구 설치, 민관협의체 구성 등이 담겼다.
상생협약에 따라 건설업계는 하도급대금을 법정기한 안에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일체의 유보금을 폐지하기로 했다. 기성금 일부만 하도급 업체에 지급하고 잔액 지급을 준공 후까지 미루는 관행을 없애겠다는 취지다.
산업안전비용, 폐기물 처리비용 등을 하도급 업체에 전가하는 부당특약도 자체 점검을 통해 삭제하기로 했다.
하도급대금 연동제 정착을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전쟁 등 비상시기에 납품단가를 신속히 조정하는 기준과 절차를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협의해 마련하기로 했다.
종합건설사 19곳은 협약 이행 차원에서 납품단가를 총 1343억원 인상한다. 유가 급등에 따른 방수재, 단열재, 페인트, 아스콘 등 건자재 가격 인상에 맞춰 중동전쟁 이후 현재까지 340억원을 인상했고 앞으로 1003억원을 추가 인상할 예정이다.
종합건설사업자는 하도급대금 분쟁, 단가 조정 등 하도급 관련 현안을 수급사업자와 원활히 협의하고 자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사내에 하도급분쟁 해결기구를 설치·운영한다.
공정위, 종합건설사업자, 전문건설업계가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도 구성된다. 협의체는 협약 이행 상황, 하도급법 집행 동향, 상생협력 모범사례 등을 공유한다.
주 위원장은 정부의 제도 개선 노력만으로 현장에 고착화된 불공정 관행과 구조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하며 대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각 산업부문의 맏형격인 대기업들이 판을 바꿔 나선다면 다를 것"이라며 "당장의 비용이 되고 손해로 보일 수 있지만 협력업체가 키운 기술력과 생산성이 더 큰 미래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이 된다는 것을 자본주의 역사가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도 이제 기술 추격형이 아니라 기술 선도형 경제로 거듭나야 한다"며 "모든 산업이 거듭나야 하고 모든 기업이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력업체, 협력업체의 협력업체 등 공급망 속 모든 사업자와 종업원에게도 공정한 보상을 통해 성장하고 성숙할 기회가 필요하다"며 "그들의 성장과 혁신이 곧 자신의 성장과 혁신이자 기업 경쟁력이 되는 선진적 기업 문화와 상생의 산업 생태계가 한국 경제성장의 토대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오늘 협약을 통해 그간 고질적 병폐로 지적돼 온 일체의 유보금 관행을 폐지하고, 산업안전 비용 등을 하도급 업체에 전가하는 부당 특약을 시정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 협력으로 동반 성장하는 건설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위에서도 오늘 협약식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상생·협력으로 이어져 나갈 수 있도록 민관협의체를 구성·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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