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아이, '갑자기' 완성된 '루프'가 아닙니다…상실 딛고 증명한 현재진행형

기사등록 2026/05/28 11:00:00

9人 체제로 9년 만에 발매한 새 앨범 돌풍

타이틀곡 '갑자기', 멜론 톱100 2위

[서울=뉴시스] 아이오아이. (사진 = 스윙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5.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멈춰 있던 시간의 태엽이 다시 돌기 시작할 때, 우리는 종종 그것을 기적이라 부른다. 그러나 9년 만에 돌아온 프로젝트 그룹 '아이오아이(I.O.I·아오아)'의 궤적은 단순한 기적이 아니라, 흩어졌던 점들이 기어이 선으로 이어지는 필연에 가깝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아이오아이가 미니 3집 '아이오아이 : 루프(I.O.I : LOOP)'로 돌아왔다. 강미나와 주결경이 스케줄 사정으로 불가피하게 빠져 임나영, 청하, 김세정, 정채연, 김소혜, 유연정, 최유정, 김도연, 전소미 9인 체제로 나섰지만 이들의 재회는 단순한 과거의 복원이 아니다.

구구단, 다이아, 위키미키, 프리스틴 등 K-팝 3세대의 찬란했던 한 축을 담당했으나 이제는 해체라는 마침표를 찍었던 그룹들의 이름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K-팝 생태계의 치열함을 견디고 상실의 서사를 품은 채 다시 무대에 선 이들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애틋하다. 특히 연기 등 다른 영역에 매진하던 멤버들에게도 오랜만의 무대는 짙은 아련함을 안긴다. 이들은 단지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박제된 화석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기량을 잃지 않고 호흡하는 '현재진행형' 아티스트임을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다.

대중의 화답은 즉각적이다. 28일 오전 현재 이번 앨범 타이틀곡 '갑자기'는 '영 크리에이터 크루'(영크크)로 불리며 K-팝의 새로운 흐름이라 불리는 '코르티스'의 '레드레드'에 이어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 톱100 2위를 달리고 있다. 아이오아이를 탄생시킨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 1 이후 엠넷 오디션 출신 그룹들이 연이어 성공을 거둔 흐름 속에서, K-팝 생태계가 '국민 프로듀서'가 직접 탄생시킨 원조 '국민 아이돌'에 보내는 묵직한 예우이자 우대다.
[서울=뉴시스] 아이오아이. (사진 = 스윙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5.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전소미가 작사에 참여한 타이틀곡 '갑자기'는 요즘 K-팝의 촘촘하고 숨 가쁜 트렌드에 비하면 다소 느슨하게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그 여백은 결코 빈 곳이 아니다. 복잡한 곡 구성 속에서도 안무에 여유를 두어 멤버들의 유려한 선을 아름답게 조명한다. 무엇보다 노랫말이 선명하게 들리는 한국어라는 점은, '노래다운 K-팝'을 갈망하던 대중의 소구력을 정확히 꿰뚫는다. 3세대 초창기 걸그룹 특유의 아련한 정서를 세련되게 직조해 낸 이 곡은, 듣는 이의 마음속 심연에 가라앉아 있던 기억을 단숨에 길어 올린다.

앨범의 유기적 완성도 역시 탁월하다. 더블랙레이블 비비엔(VVN), 쿠시, 아이디오(IDO), 도민석을 필두로 빅싼초, 헤이 파머, 샤넌 배, 진영 등 프로듀서진이 대거 합류해 다채로운 사운드의 결을 촘촘히 엮어냈다. 각기 다른 색채를 지닌 아홉 명의 목소리는 이 정교한 프로듀싱 위에서 하나의 완벽한 캔버스를 완성한다.

앨범명 '루프(LOOP)'처럼, 팬들은 이들의 만남이 '갑자기' 찾아온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무한히 반복되는 순환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비록 소속사는 다를지라도, 물리적 시간이 허락하는 멤버들끼리 뭉쳐 유닛 활동이라도 이어가기를 바라는 팬들의 애틋한 염원이 차곡차곡 쌓이는 중이다.
[서울=뉴시스] 아이오아이. (사진 = 스윙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5.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끝난 줄 알았던 이야기는 오는 29~3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단독 콘서트 '2026 아이오아이 콘서트 투어: 루프(LOOP)'와 이어지는 아시아 주요 도시 투어를 통해 더욱 눈부시게 펼쳐진다. 10년 전 우리가 미리 건넸던 안녕이 결코 끝이 아니었음을, 아이오아이는 자신들의 궤적으로 우아하게 증명해 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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