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 환자 80%, 건강검진서 발견…절반만 후속 진료

기사등록 2026/05/28 06:00:00 최종수정 2026/05/28 06:36:24

질병청 국립보건연구원, 연구결과 발표

당뇨 등 고위험군 섬유화 검사율 12.1%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10.17. jini@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진아 기자 = 지방간 환자의 80%가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지방간을 발견하지만 실제 치료나 정밀 검사로 이어지는 비율은 현저히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은 28일 전대원 한양대 교수팀이 국립보건연구원 지원을 받아 실시한 '국내 지방간 환자의 치료 연계 및 가이드라인 이행 실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오주현 차병원 교수, 이준혁 노원을지대병원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메디체크연구소 연구팀이 공동 수행했다.

연구는 국내 성인 1만2946명을 대상으로 전국 단위 웹 기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가운데 지방간 질환(SLD)이 있다고 응답한 3064명 중 연령·성별 등을 고려해 최종 1000명을 선정해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전체 지방간 환자의 79.9%(799명)가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는 것이 아니라,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지방간을 발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실제 의료기관을 방문해 후속 진료를 시작한 비율(치료연계율)은 57.7%(577명)에 그쳤다. 나머지 42.3%(423명)는 진단 이후 어떠한 후속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진단 후에도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로는 "지방간이 심각한 상태라고 생각하지 않아서"가 41.6%의 답변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고 믿어서"와 "의료진으로부터 추가 검사나 사후 관리에 대한 권고를 받지 못했다"는 응답이 각 23.9%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는 지방간을 대사 이상 및 심혈관 등의 위험 신호로 인지하지 못하는 국민 인식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지방간 관리의 핵심인 간 섬유화 검사를 받은 비율은 전체 치료연계 환자의 14.9%(86명)에 불과했다. 간 섬유화 검사는 간이 손상되면 딱딱해지는 섬유화 과정을 거치는데 이 섬유화 정도로 질환 위험을 예측한다.

[세종=뉴시스]국내 지방간 질환 진단 이후 사후 관리 실태. (사진=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제공) 2026.05.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당뇨병, 비만, 반복적인 간수치 상승, 심장대사 위험 요인이 있어 정밀관리가 권고되는 고위험군 환자들조차 간 섬유화 검사를 받은 비율은 12.1%(75명)에 그쳤다. 지방간 질환자 중 고위험군은 61.9%(619명)였고, 이들의 치료 연계는 65.6%(406명)로 나타났다.
 
이는 지방간 진단 이후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간 섬유화 검사가 실제 진료 현장, 특히 1차 의료기관(검사율 10.6%)에서 충분히 수행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지방간은 증상이 거의 없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중 일부는 이미 간 섬유화 위험이 높은 상태일 수 있다"며 "지방간의 발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발견 이후 어떤 환자에게 추가적인 간 섬유화 검사가 필요한지 선별하고 실제 검사로 이어지게 하는 체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간 섬유화 검사를 통해 간경변 전 단계로 진단받는 경우 적극적인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7~10%의 체중 감량이 필수다. 정기적인 간 섬유화 검사를 통해 간질환의 진행을 확인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김원호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가이드라인에 권고안이 있음에도 실제 임상 현장에서 고위험군조차 간 섬유화 검사를 받고 있지 못하는 점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및 사망률 감소를 위해 체계적인 관리 경로 개선 등 의료 현장에 적용 가능한 이행 연구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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