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美모회사까지 되살렸다…세븐일레븐 ‘허리케인 스즈키’ 별세

기사등록 2026/05/26 11:17:50 최종수정 2026/05/26 12:44:24

1991년 파산한 美사우스랜드 인수 뒤 재건 주도

이사회 갈등 속 2016년 퇴진이후 회사 고문으로 남아

[도쿄=AP/뉴시스] 일본에 처음으로 편의점을 도입해 '편의점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즈키 도시후미(鈴木敏文) 세븐앤드아이홀딩스 명예고문이 지난 18일 향년 94세로 별세했다. 2023.06.0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파산 상태였던 세븐일레븐의 미국 모회사까지 되살리며 일본식 편의점 문화를 세계 유통 모델로 키운 스즈키 도시후미 전 세븐앤아이홀딩스 회장이 별세했다. 향년 93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세븐일레븐 운영사 세븐앤아이의 발표를 인용해 스즈키 전 회장이 지난 18일 심부전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스즈키는 1991년 이토요카도가 세븐일레븐의 미국 모회사 사우스랜드 지분 70%를 4억3000만 달러에 인수한 뒤 미국 점포 재건을 주도했다. 사우스랜드는 1987년 차입매수 부담으로 재무 상태가 악화돼 파산한 상태였다.

그는 자서전에서 당시 일부 미국 점포의 낙후된 상태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이후 빠른 재건 작업에 나서면서 ‘허리케인 스즈키’라는 별명을 얻었다.

1932년 일본 나가노현 산악 지역에서 태어난 스즈키는 일본 소매업체 이토요카도에서 중간 간부로 일하던 1970년대 세븐일레븐과 인연을 맺었다.

이토요카도는 1974년 도쿄에 일본 첫 세븐일레븐 프랜차이즈 점포를 열었다. 당시 스즈키는 미국 사우스랜드와 더 큰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협상했고, 이후 세븐일레븐 점포는 일본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그가 키운 일본식 편의점은 단순히 음료와 간식을 파는 곳에 그치지 않았다. 공과금을 내고, 문서를 출력하고, 도시락과 생활용품을 사는 일상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일본 편의점은 지진 등 재난 상황에서도 물품과 생수를 나누는 지원 거점으로 활용됐다. 편의점이 생활시설을 넘어 지역 인프라 역할까지 맡게 된 것이다.

스즈키의 성공은 세밀한 현장 관리와 데이터 활용에 있었다. 세븐일레븐은 1982년부터 컴퓨터를 이용해 재고를 관리하고 폐기물을 줄였다.

현재 세븐일레븐은 전 세계 20개국 가까운 지역에 약 8만5000개 점포를 두고 있다. 각국 점포는 현지 소비자의 취향을 추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품을 채운다.

세븐일레븐의 뿌리는 1920년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사우스랜드 아이스 회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얼음과 담배, 휘발유를 팔던 이 회사는 영업시간을 늘린 실험이 성공하자 1946년 세븐일레븐이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스즈키는 일본 세븐일레븐 사장과 모회사 회장·최고경영자 등을 맡으며 그룹을 이끌었다. 1992년부터 세븐앤아이와 그 전신을 사실상 이끌어온 그는 2016년 이사회 갈등 끝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당시 그의 퇴진은 미국 투자자 서드포인트와의 충돌 속에 이뤄졌다. WSJ은 그가 소프트웨어와 물류, 지역별 소비 데이터가 유통업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일찍 간파한 인물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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