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체포 및 美 압송·美 쿠바 정권 교체·쿠바 붕괴 등 거론
미군 동원해 카스토로 美 압송할 수도…베네수 마두로와 유사
쿠바 정권 교체 바라지만 마땅한 후계자 없어…쿠바 붕괴 부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축출하면서 쿠바 경제의 기반이었던 베네수엘라 석유 공급을 끊었고, 20일(현지 시간)에는 카스트로 전 총서기를 기소하며 쿠바 체제 흔들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주 동안 쿠바를 위협하면서 쿠바를 향해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 "쿠바를 차지하는 영예를 누릴 수 있다"고 말해 왔다.
그는 재집권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가자지구 휴전 중재, 이란 문제 해결 등을 공언했지만, 모두 실패하면서 새로운 승리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미 법무부의 기소는 1996년 미국 마이애미에 기반을 둔 쿠바 망명 단체 '구출의 형제들'(Brothers to the Rescue)이 운영하던 항공기 2대 격추 사건과 관련이 있다. 당시 항공기는 쿠바군에 의해 격추돼 탑승자 4명이 사망했다. 카스트로가 국방부 장관을 맡고 있을 때 일이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카스트로 기소를 미 제국의 "오만함과 좌절감"을 보여 주는 정치적 술책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번 사태 이후 ▲카스트로 전 총서기 체포 및 미국 압송 ▲美 쿠바 정권 교체 시도 ▲ 쿠바 붕괴 등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마두로 방식'…카스트로 전 총서기 체포, 美 압송
카스트로가 기소되자 미군이 그를 체포해 미국 법정으로 송환하기 위한 작전을 개시할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되었다.
이런 형태의 작전은 전례가 있다.
지난 1월 미군 특수부대는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마약 및 무기 밀매 혐의로 체포해 미국 법정에 세우기 위해 뉴욕으로 전격 이송했다.
이에 앞서 1989년에는 이보다 규모가 더 큰 '저스트 코즈' 작전을 통해 수천 명의 미군이 파나마를 침공했고, 당시 지도자였던 마누엘 노리에가 전 대통령을 축출하고 체포했다.
다만 일부 공화당 의원은 유사한 작전 전개 필요성을 역설했다.
릭 스콧(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은 기자들에게 "어떤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며 "마두로에게 일어난 일이 라울 카스트로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군사적 관점에서 볼 때 카스트로 체포 작전은 가능하지만 그가 고령인 점, 잠재적인 저항 등 수많은 위험과 복잡한 문제가 따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비정부기구(NGO)인 '워싱턴 라틴아메리카 사무소'의 지역 전문가인 애덤 아이작슨은 "어떤 면에서는 그를 구출하는 것이 더 쉬울 수 있다"며 "그가 갖는 상징성 때문에 경비는 삼엄할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의 쿠바 정권 교체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 정권 교체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시나리오는 마두로를 축출하고 델시 로드리게스 당시 부통령을 권좌에 앉힌 베네수엘라 사례와 유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만 미국이 쿠바의 변화를 추진하는 데에는 위험 부담이 따른다.
미국이 밀어주는 새 인물의 지지 기반이 약할 경우 정통성을 갖추지 못해 정권이 흔들릴 수 있다.
선거를 통해 정권 교체를 추진할 경우 미국이 원하지 않은 인물이 지도자로 선출될 수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20일 영상 메시지에서 경제 활동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고, 자유로운 선거를 통해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쿠바를 미래 모델로 제시했다.
그는 지난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쿠바가 도움을 요청하고 있으며, 우리는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적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직면한 과제 중 하나는 쿠바 내부에 눈에 띄는 후계자가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라울 카스트로의 손자 라울리토가 잠재적 후계군으로 거론되지만, 쿠바 내 뚜렷한 대안 지도자는 부재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미국 싱크탱크 미주대화기구의 마이클 시프터 선임연구원은 "쿠바에는 델시 로드리게스와 같은 인물이 딱히 없는 것 같고, 쿠바의 권력 구조는 베네수엘라와 다르게 작동한다"고 전했다.
◆ 쿠바 붕괴 가능성
세 번째 시나리오는 쿠바가 현재 직면한 심각한 경제난을 극복하지 못해 미국에 백기를 드는 것이다. 쿠바에서는 섬 전역에서 매일 수 시간 동안 정전이 발생하고 식량 부족 사태가 벌어졌다.
백악관 관계자는 최근 미국 매체 액시오스에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이 쿠바는 몰락하는 국가다. 머지않아 쿠바는 몰락할 것이고, 우리는 그들을 도울 것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쿠바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쿠바 정부가 국민을 통제하는 메커니즘은 대체로 온전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프터 선임연구원은 "쿠바 경제와 쿠바라는 국가 및 정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쿠바 경제는 붕괴할 수 있고, 실제로 붕괴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는 여전히 기능하고 있으며, 특히 안보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쿠바 정권이 붕괴해 미국으로 향하는 대규모 탈출 사태가 발생한다면 이는 트럼프 행정부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아이작슨은 "(쿠바) 정권이 붕괴한다면, 지난 수년간 아이티에서 그랬던 것처럼 쿠바 국민 상당수가 탈출을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플로리다주가 가장 가까운 곳이지만, 일부 사람은 멕시코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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