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량 넘긴 진통제 같이 먹고 친구 사망…20대 과실치사 '무죄'

기사등록 2026/05/22 15:00:00

처방받은 약 준 혐의는 유죄…징역형 집유 선고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진통제를 과다하게 섞은 음료를 함께 마셔 친구를 급성 중독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가 1심에서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2단독 지창구 부장판사는 과실치사,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3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내렸다. 다만,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24년 8월26일 친구인 피해자 B씨의 집에서 본인이 처방받아 가지고 있던 향정신성의약품이자 중추신경억제제인 약 3정을 무상으로 준 혐의를 받는다.

그는 또 다음날 B씨와 1일 최대 투여 허용량을 초과한 진통제를 음료에 섞어 마신 과실로 B씨를 급성 중독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진통제의 1일 최대 투여 허용량은 400㎎임에도 이들은 650㎎ 가량을 음료수에 섞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기관은 A씨가 처방받은 약을 준 데다, 같이 복용할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일으킬 수 있는 진통제까지 제공 및 함께 투약해 타인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지 말아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A씨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가 처방받은 향정신성의약품을 B씨에게 준 사실만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우선 A씨가 B씨가 함께 약국에서 진통제를 사 각자 음료수에 녹여 먹은 것으로 보여 A씨가 진통제를 제공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동갑내기 성인인 B씨 앞에서 A씨가 진통제를 과다 복용한 것이 B씨의 과다 복용을 유발한 주된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이 사건 전 유튜브 기록 등을 보면 피해자는 평소 진통제와 그 성분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또 과거에도 환각물질을 흡인한 것으로 보이는 등 피해자는 중독성 물질에 상당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고 경각심이 부족해 중독성 물질 오남용 위험성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으나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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