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카스트로 기소·항모배치 후 미-중러간 갈등 비화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이 라울 카스트로를 살인 등 혐의로 기소하고 항공모함을 카리브해에 배치하는 등 쿠바에 대한 압박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 체포 압송 같은 군사작전을 통해 카스트로를 데려올 지도 관심이다.
미국의 카스트로 기소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일제히 이를 비난하며 쿠바 지원 사격에 나서면서 미국의 쿠바 압박은 미국과 중러간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미국도 쿠바가 중국과 러시아와의 연계를 기반하고 안보 위협이 되고 있다고 쿠바 압박의 보다 큰 목표는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 배제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미, 카스트로 기소와 중·러 연계 지목
미국은 쿠바 독립기념일인 20일에 맞춰 쿠바 혁명의 주역 중 한 명이자 피델 카스트로의 동생 라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95)을 미국인 살인 및 살해 음모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1996년 마이애미의 쿠바 망명 단체 ‘구출의 형제들’이 운용하던 항공기 2대를 격추해 탑승자 4명을 숨지게 한 혐의다. 라울 카스트로는 당시 국방장관으로 피델 카스트로와 함께 격추 작전을 총괄했다는 것이다.
미 남부사령부는 이날 항공모함 니미츠함과 호위 타격단이 카리브해 해역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 타격단에는 유도 미사일 구축함 USS 그리들리와 F/A-18 슈퍼 호넷 전투기 및 전자전 항공기를 탑재한 제17 항공모함 비행단이 포함됐다.
마코 루비오 장관 라울 카스트로 기소 다음날인 21일 쿠바가 러시아 및 중국과 연계되어 있다는 점과 플로리다 인근 지역의 불안정 가능성을 언급하며 쿠바를 미국의 국가 안보 위협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마이애미 남쪽 홈스테드 연설에서 “쿠바는 수년에 걸쳐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무기를 획득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지금 서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자국 영토 내에 러시아와 중국 정보기관을 주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쿠바는 지속적으로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해 왔다. 쿠바를 비롯한 전 세계 어디에서든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협상을 통한 외교적 해결”이라면서도 “국가 안보에 위협이 있다면 대통령은 대처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 중·러, 카스트로 기소 등 비난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미국 측은 쿠바에 대해 제재와 사법적 압박을 가하는 것을 중단하고, 사사건건 무력 사용을 위협하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궈 대변인은 “중국은 쿠바가 국가 주권과 국가적 존엄성을 수호하는 것을 확고히 지지하며 외부 간섭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궈 대변인은 “미국은 쿠바에 대한 제재와 사법 조치라는 강압적인 수단을 휘두르는 것을 중단하고, 사사건건 무력으로 위협하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 중국은 쿠바의 주권과 국가적 존엄성을 수호하는 것을 확고히 지지하며, 외부 간섭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쿠바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러시아도 쿠바 지원을 약속하고 나섰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마리아 자하로바는 21일 러시아는 쿠바에 적극적인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주권 국가의 내정에 대한 심각한 간섭, 협박, 일방적인 제한 조치, 위협 및 공갈에 맞서 쿠바와 전폭적인 연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쿠바는 미국으로부터 가혹한 경제적 압박을 계속 받고 있다”며 “5월 초 백악관이 쿠바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제3국 기업들에 대해 부과한 새로운 제재의 주된 목표는 쿠바의 경제를 질식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러시아가 쿠바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러시아의 석유 공급을 통해 쿠바의 에너지 위기를 완화하려는 노력에 따른 것이라고 21일 전했다.
미국은 1월에 제재 대상이었던 러시아 유조선을 나포했지만 3월 러시아에 쿠바 마탄사스 항으로 석유를 보낼 수 있도록 허가했다.
그러나 해당 유조선의 연료는 이후 바닥났고 4월 쿠바로 보내진 러시아 유조선은 여전히 대서양에서 대기 중이다.
냉전 시기이던 1962년 10월 러시아는 쿠바로 핵미사일을 배치하려다 미국과 핵전쟁 직전까지 가는 이른바 ‘쿠바 미사일 위기’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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