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6710억 과징금…담합 사건 역대 최대
전분당 관련매출액 6.2조…밀가루 사건 상회
공정위, 7월초 전분당 담합 심의 마무리 계획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민생 물가와 직결된 담합 사건을 잇따라 제재하는 가운데 전분당 담합 사건 과징금이 700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근 공정위가 밀가루 담합 사건에 부과한 과징금 비율을 전분당 담합 사건 관련매출액에 단순 대입하면 과징금은 약 7311억원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과징금은 향후 공정위 전원회의 심의에서 사업자별 위반 정도, 조사·심의 협조 등 감경 사유가 반영되는 만큼 추정치와 달라질 수 있다.
25일 정부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20일 대한제분·CJ제일제당·사조동아원·삼양사 등 제분사 7곳의 밀가루 담합을 적발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6710억원을 부과했다.
이는 담합 사건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이전 최대 과징금은 2010년 액화석유가스(LPG) 담합 사건에 부과된 6689억원이었다.
공정위는 제분사들이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약 6년 동안 밀가루 가격과 물량을 담합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 7개사의 기업 간 거래(B2B) 밀가루 시장 점유율은 87.7% 수준이다.
밀가루 담합 관련매출액은 5조6900억원으로 산정됐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과징금 산정과 관련해 "이번 같은 경우는 15%를 적용했다"며 "상위 사업자는 15% 부과기준율을 적용했는데 하위 사업자 같은 경우는 10%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조사·심의 협조에 따른 감경도 반영됐다. 적극적으로 협조한 사업자에는 20% 감경이 적용됐고, 조사 단계 협조만 인정된 사업자에는 10% 감경이 적용됐다. 협조 감경이 적용되지 않은 사업자도 있었다.
밀가루 담합 과징금 6710억원은 관련매출액 5조6900억원의 약 11.79%다. 이 비율을 전분당 담합 관련매출액 6조2000억원에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과징금은 약 7311억원으로 계산된다.
전분당 사건의 관련매출액이 밀가루 사건보다 큰 만큼 실제 제재 수위에 따라 담합 사건 역대 최대 과징금 기록이 다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공정위는 대상·사조씨피케이·삼양사·CJ제일제당 등 전분당 제조·판매업체 4곳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공정위는 이들이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7년6개월 동안 반복적·조직적으로 전분당 판매가격 담합을 벌였다고 판단했다. 공정위가 파악한 전분당 담합 관련매출액은 6조2000억원 수준이다.
전분당은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전분으로 만든 물엿·과당·올리고당 등을 말한다. 과자·유제품·음료 등 가공식품에 폭넓게 사용되는 원재료다.
한편 공정위는 최근 민생 물가와 직결된 담합 사건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병기 공정위 위원장은 지난 2월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밀가루·전분당·교복 등 국민 생활에 밀접한 주요 품목에 대한 신속한 조사를 강조했다.
당시 공정위는 밀가루 담합 사건의 심의 상정과 전분당 담합 조사의 마무리 계획을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설탕 담합 사건에도 과징금 4083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이후 돼지고기 납품 담합 사건에는 과징금 31억6500만원을 부과하고 6곳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계란 가격 인상을 조장한 대한산란계협회에는 과징금 5억9400만원을 부과했다.
인쇄용지 담합 사건도 대형 제재로 이어졌다. 공정위는 지난달 제지사 6곳이 3년10개월간 인쇄용지 판매가격을 담합해 평균 가격을 71% 올렸다고 보고 과징금 총 3383억원을 부과했다. 인쇄용지 사건에는 가격재결정 명령도 함께 부과됐다.
조사망도 확대되고 있다. 공정위는 교복 제조사 4곳과 전국 대리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SK에너지·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석유제품 담합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또 중동 전쟁으로 인한 원가 변동에 편승한 불공정행위 감시 차원에서 식품·화장품·세제 업체 5곳의 하도급대금 연동제 위반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공정위는 민생을 저해하는 담합에 엄정 대응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가격 인하 효과가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품목별로 설탕은 최대 26.5%, 밀가루는 최대 8.1%, 전분당은 최대 20.5% 가격이 낮아진 것으로 파악했다.
전분당 담합 사건은 오는 7월 초 결론이 날 전망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제재 여부와 과징금 규모 등을 결정하고 있다"며 "특히 민생 물가에 직결되는 담합 사건 등에 대한 감시를 지속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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