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뛰다 픽…건강한 청년 위협하는 '무증상 심장 질환'

기사등록 2026/05/22 12:00:00 최종수정 2026/05/22 13:04:23
[서울=뉴시스] 마라톤 대회 등에서 발생하는 건강한 청년층 돌연사의 배후에 미진단 심장 질환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우영 인턴 기자 = 마라톤 대회 등에서 발생하는 건강한 청년층 돌연사의 배후에 미진단 심장 질환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20일(현지 시간) 영국 래드바이블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영국의 '그레이트 브리스틀 런'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던 마이크 하퍼(26)는 결승선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심정지로 사망했다. 하퍼는 평소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가족 중에도 청년기 돌연사를 겪은 이력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퍼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영국 자선단체 '젊은이를 위한 심장 위험(CRY)'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매주 12명의 평소 건강했던 젊은이들이 미처 진단받지 못한 심장 질환으로 인해 급사하고 있다. 특히 이들 중 약 80%는 사망 직전까지 아무런 전조증상이나 징후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CRY 측은 14세에서 35세 사이의 청년층을 대상으로 심장 질환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며 지역 사회에서 무료 검진을 진행하고 있다. 이 검사에는 심장의 리듬과 전기적 활동을 기록하는 심전도(ECG) 검사와 심장의 구조와 기능을 확인하는 심초음파 검사가 포함된다.

시티 세인트 조지 런던대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CRY의 프로그램을 통해 심전도 검사를 받은 청년 104만명 이상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검사를 받은 젊은이 300명 중 1명꼴로 방치할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간 동안 질환을 진단받은 환자의 40% 이상은 인공심박동기나 삽입형 제세동기 시술, 절제 수술을 받았고 2명은 심장 이식 수술을 받는 등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의학적 처치를 받았다.

연구를 이끈 마이클 파파다키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심장 검진이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지난 10년간의 검사를 통해 비극이 발생하기 전 치료를 받을 수 있었던 수백명의 위험 환자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일부 질환은 나이가 들면서 뒤늦게 발병하거나 초기에는 발견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단 한 번의 검사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젊은 층의 심장 돌연사를 더욱 줄이기 위해서는 더 강력하고 효과적인 예방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청년기 심장마비 예방을 위한 투자 확대와 정기적인 선별 검사 도입을 촉구하는 중요한 의학적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wo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