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상하이 등 1선 도시 기존 주택값 2~4월 2% 상승
"일시 반등일 뿐" 신중론도…소도시는 가격 하락 더 심각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중국의 장기 부동산 침체 국면에서 주요 도시 집값이 다시 갈림길에 섰다고 보도했다. 중국 집값은 그동안 몇 차례 안정되는 듯했지만,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1선 도시로 불리는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의 기존 주택 평균 가격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2% 올랐다. 스위스 금융기관 UBS와 중국 대형 부동산 중개업체 센탈라인이 집계한 자료다. 이번 반등은 2021년 이후 이어진 38% 급락 뒤에 나타났다.
중국 부동산 침체는 중산층 자산과 소비를 동시에 짓눌러 왔다. 중국에서는 많은 가계가 아파트를 안전한 자산 증식 수단으로 보고 저축 대부분을 부동산에 넣어 왔지만, 집값 하락이 길어지면서 상당수 가계가 손실을 떠안게 됐다.
허난성의 직장인 티머시 류는 2021년 고향에 있는 소형 아파트를 약 7만6000달러에 샀지만, 이후 집값이 3분의 1 가까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둔화 속에 2년 전 직장을 잃었고, 새 일자리도 찾지 못하고 있다. 류는 “내 아파트도 거의 30% 떨어졌다”며 “정말 속상하다”고 했다.
집값 하락의 영향은 개인 자산 손실에 그치지 않았다. 주택 가치가 떨어지자 중국 소비자들은 자동차, 화장품 등 필수품이 아닌 소비를 줄였다. 내수 부진으로 공장들이 국내에서 충분히 물건을 팔지 못하자 중국은 수출을 더 늘렸고, 이는 막대한 무역흑자로 이어졌다.
일부 분석가들은 상하이와 선전에서 집값 하락세가 멈출 조짐이 조금씩 보인다고 본다. 집을 세놓아도 월세가 주택담보대출 상환액에 못 미치는 상황은 여전하지만, 그 차이가 크게 줄어 집주인의 부담이 전보다 낮아졌다는 것이다. 상하이는 지방 주택기금을 통한 저금리 대출 문턱도 낮춰, 주택 매입자들이 싼 이자로 돈을 빌리기 쉬워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리서치의 칼 초이 중국 부동산 리서치 책임자는 이를 사실상 금리 인하 효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주요 도시 집값이 올해 하반기 안정되고, 2027년에는 회복세가 소도시로 확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1선 도시 4곳은 중국 전체 인구의 6%에 불과하다. 다른 지역의 집값은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대도시가 외지인의 주택 구매를 더 쉽게 허용하면서 지방 중소도시 인구와 수요가 빠져나간 점도 부담이다. 상하이 북쪽 옌청의 한 주민은 최근 몇 년 사이 지역 집값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중국 부동산 침체는 미국의 2000년대 주택 붕괴와 달리 은행 시스템보다 주택 소유자에게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에서는 주택 매입자가 집값의 상당 부분을 자기 돈으로 먼저 부담하고, 나머지만 주택담보대출로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 대출액이 집값에서 차지하는 비율, 즉 LTV가 낮다. 이 때문에 집값이 떨어져도 손실은 먼저 집주인의 자기자본에서 발생하고, 담보가치가 대출금 밑으로 내려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다만 이는 은행 손실을 줄일 뿐, 가계 자산이 줄고 소비가 얼어붙는 문제까지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중국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도시 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2년 전 16만3000달러에서 지난해 여름 13만달러로 줄었다. 류는 아파트 가격 하락으로 대학 졸업 이후 모은 저축이 사실상 사라졌다며 “10년 동안 일한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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