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조정권 거론에도 대화 고수…노동부, 삼성전자 총파업 막았다

기사등록 2026/05/21 00:20:14

총파업 하루 앞두고 6시간여 마라톤 협상 끝 합의

노동부, 긴급조정 거론에도 '대화 해결' 신중론 유지

노동장관, 중노위 사후조정 결렬 후 직접 교섭 주재

"대화 통한 해결이 대원칙…K-민주주의 저력 보여줘"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지난 20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왼쪽부터)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한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5.20.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 고홍주 기자 =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불과 1시간여 앞두고 사측과 극적으로 합의했다.

두 차례에 걸친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이 결렬된 뒤 총파업 돌입이 공식화되면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해온 고용노동부의 중재가 막판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노동부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0일 오후 경기 수원시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김영훈 노동부 장관의 주재로 열린 6시간여의 마라톤 협상 끝에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11~13일 사후조정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당시 노조가 조정 중단을 요청하고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파열음이 났으나, 김 장관이 직접 노사를 번갈아 만나 설득해 2차 사후조정이 이어졌다.

그러나 핵심 쟁점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18일부터 20일 오전 0시30분까지 회의가 이어졌고, 같은 날 오전 10시 회의 재개 후에도 사측이 중노위의 조정안 수락을 유보하면서 조정이 최종 불성립됐다.

이에 노조가 총파업 돌입을 공식화하면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이 거론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국민 공동의 몫이라고 할 수 있는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을 일정 비율로,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다는 건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일부 노조가 적정한 선을 넘었다"고 하면서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한 발언을 냈다.

특히 "지금 일부 노동조합이 단결권·단체행동권을 통해 단체교섭을 하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은데, 거기에도 적정한 선이 있지 않나"라며 "결국 모든 조정의 최종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하면서 사실상 긴급조정권 행사를 시사했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법에 규정된 노동부 장관의 권한으로, 대규모 파업 등 쟁의행위가 국민경제나 국민 생활에 중대한 피해를 줄 위험이 있을 때 30일간 파업을 중지시키고 조정 절차에 회부할 수 있는 제도다.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교섭 타결에 따른 브리핑에서 미소를 보이고 있다. (공동취재) 2026.05.20. photo@newsis.com

하지만 노동부는 "아직 대화할 시간은 남아있다"며 "아직 긴급조정권을 언급하는 것이 성급하다고 생각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김 장관도 20일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끝나야 끝난다"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리면서 대화를 통한 해결 의지를 내비쳤다.

결국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삼성전자 노사 교섭을 직접 지원하며 6시간여 동안 양측의 이견 조율에 나섰다.

노사는 사후조정 당시 마지막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적자사업부 성과급 지급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 1년간 성과급 배분 원칙을 유예하는 방식이다.

김 장관은 협상 후 열린 브리핑에서 "이 문제를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대원칙 하에 대화를 촉진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며 "오전에 사후조정이 결렬됐을 때 어떻게 해법을 찾을지 고민했고, 노사 양측이 충분히 대화의 의지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교섭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회사는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원칙을 지키는 게 대단히 중요했지만 예외없는 원칙은 없다"며 "똑같이 반도체를 생산하는 엔지니어들이고 그런 분들에 대해 어떻게 하면 더 동기부여를 하고 삼성전자의 생산성을 더 높일 수 있는지, 또 국민경제 발전을 위한 여러 제안을 드렸고, 다행히 노사가 수용해서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했다.

특히 일각에서 이번 사안을 두고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법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 "전혀 동의하기 어렵다"며 "결국 대화를 통해 해결이 된 것이다. 대화의 힘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일축했다.

청와대도 "끝까지 중재에 임해준 노동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의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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