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HPV 국가예방접종 확대…"감염 악순환 끊어내야"
국가예방접종, 올해부터 만 12세 남아 대상으로 확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올해부터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국가예방접종(NIP)이 만 12세 남아 대상으로 확대되면서 국내 HPV 예방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한국 MSD는 ‘HPV 국가필수예방접종의 새 기준, 남녀 모두접종’ 미디어 세션을 개최하고, 남아 및 청소년기 HPV 예방의 중요성과 의미에 대해 소개했다. MSD는 HPV 예방 백신인 ‘가다실’을 보유하고 있다.
HPV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그동안 주로 여성을 대상으로 예방 백신 접종이 이뤄졌었다.
그러나 HPV는 남녀 모두 감염될 수 있는 바이러스다. 국제인유두종협회(IPVS)에 따르면, 전 세계 발생 암의 약 5%는 HPV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HPV는 대부분 자연 소멸하지만 지속 감염되거나 바이러스가 몸에 남는 경우 ▲자궁경부암 ▲질암 ▲항문암 ▲외음부암 ▲생식기 사마귀 등을 유발한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국내 HPV 신고자 수는 2020년 1만945명에서 2024년 1만4534명으로 약 32.8% 증가했다.
특히 남성의 경우 117건에서 214건으로 82.9% 급증했다. 또 2014년 3월부터 2022년 2월까지 국내 남성 4만4065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전체의 59%가 HPV DNA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HPV 감염이 주원인인 생식기 사마귀의 경우 2024년 국내 남성 환자 수가 4만8017명으로, 여성 환자 9600명 대비 약 5배가 많은 것으로 보고됐다.
연령 증가에 따라 HPV 감염률이 낮아지는 여성과 달리 남성은 20~40대까지의 감염률이 약 40~50%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나 새로운 HPV 감염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만 12~17세 여성과 만 18~26세 저소득층 여성을 대상으로 HPV 백신을 NIP로 지원해왔으나, 올해부터 남아 청소년을 대상으로 예방 접종 범위를 확대했다.
질병관리청에 발표한 HPV NIP 확대 대상자는 만 12세(2014.1.1~2014.12.31 출생자, 2026년 기준) 남자 청소년이다. 2026년 기준 초등학교 6학년인 2014년 출생자라면 태어난 달과 상관없이 무료로 예방접종이 가능하다.
조재용 한국 MSD 백신사업부 전무는 “HPV는 남녀 모두 감염되고, 관련 질환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임에도 그동안 남성 접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은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HPV NIP를 통해 접종 가능한 4가 HPV 백신은 9~13세 사이에 2회 접종(첫번째 접종 후 6~12개월 간격)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HPV 백신 접종의 최적 연령을 11~12세로 권고하고 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김동현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HPV 질병은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들어왔다고 해서 무조건, 바로 암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어떻게 발병하는지 모르는 특징이 있다”며 “국내 남아 대상 HPV NIP가 시작된 만큼 그동안의 남녀 예방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HPV 예방에 대한 정부와 의료 현장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NIP의 경우 4가 백신이 적용되지만, 효과가 더 큰 백신은 9가 백신”이라며 “쉽게 말하면 4가는 암에 대해 70%, 9가는 90%를 막아줄 수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4가 백신도 분명 효과가 있고, 70%를 예방하는 것도 높은 효과가 있는 것이지만, 암은 살고 죽는 것이기 때문에 20% 차이의 효과는 매우 크다”며 “우리나라는 가난한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향후 NIP 접종을 9가 백신으로 하는 것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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