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의원실, '피지컬 AI 시대 일자리와 보안' 국회 토론회 개최
피지컬AI 확산, 반복업무 넘어 화이트칼라·전문직까지 영향
신입이 맡던 초기 업무 줄어든다…청년 일자리 사다리 약화 우려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3년 안에 인간 외과의사를 능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이 결합하면 의료 인력이 부족한 지역에도 고난도 수술 역량을 보급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미국 테크업계에서는 AI 전환과 비용 절감을 이유로 대규모 감원도 이어지고 있다.
AI가 모니터 속 사무와 개발 업무를 넘어 의료, 제조, 물류 등 현실 세계의 작업까지 수행하는 '피지컬 AI' 시대가 열렸다. 이에 따라 노동시장 전반의 직무 재편이 빨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들을 위한 직무 전환과 재교육, 실무 경험 기회, 사회안전망을 함께 설계한 고용전략이 시급하다는 제언이다.
20일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실이 '피지컬 AI 시대, 일자리와 보안'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송영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객원교수는 '피지컬 AI 시대-일자리 변화에 대한 제언: 청년 일자리 문제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 신입이 할 일 AI가 뺏는다…갈 곳 잃는 청년들
송 교수는 AI 확산이 노동시장에 되돌리기 어려운 변화를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생성형 AI와 피지컬 AI가 결합하면서 자동화 대상이 단순 반복 업무에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화이트칼라의 인지 노동, 중간 숙련 업무, 일부 전문직 영역까지 AI가 파고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송 교수는 교육과 고용 정책을 선제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간 단계 기술을 요구하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흐름에 주목했다.
과거에는 청년들이 첫 직장에 들어가 선배에게 일을 배우며 경력을 쌓았다. 이후 고숙련 일자리로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AI가 초기 업무를 대체하면서 신입을 채용해 키우는 기존 시스템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 송 교수는 "AI가 자리를 대체하면서 선배들이 가르쳐 줄 필요가 없어졌다"며 "결과적으로 첫 직장 진입의 병목 현상이 심화됐고, 이로 인해 청년들이 장기적인 고용 불안정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 교수는 이를 '일자리 사다리 붕괴'로 설명했다. 중위 소득과 중간 숙련을 보장하던 일자리가 자동화되면서 청년층이 상위 숙련 일자리로 이동할 수 있는 중간 성장 경로가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기술 수요는 빠르게 바뀌지만 현재 교육 시스템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했다.
◆대학 학점 인전·500만원 바우처…한국형 고용모델 제안
송 교수는 AI 확산이 청년 소외가 아닌 새로운 기회가 되도록 대한민국만의 AI 고용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디지털 인재 양성 특별법 개정을 제안했다. 민간 빅테크의 고도화된 실무 교육과정을 대학 정규 학점으로 인정하는 방식이다. 대학 교육만으로는 따라가기 어려운 AI 산업 현장의 수요를 공교육 체계 안으로 끌어와야 한다는 취지다.
청년 개인에게 지급하는 'AI 컴퓨팅 바우처'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현재 AI 바우처는 기업이나 대학, 연구소 중심으로만 설계돼 있다. 이를 개편해 청년 개인에게 500만원 규모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 이용 바우처를 주자는 아이디어다.
청년 개인에게 지급하는 'AI 컴퓨팅 바우처'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현재 AI 바우처는 기업이나 대학, 연구소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이에 개인에게 500만원 규모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 이용 바우처를 지급하자고 했다.
공공・민간 채용시 검증 받은 기술 숙련도인 '마이크로디그리'(학점당 학위제) 가산점을 부여하고 기업이 청년에게 실제 AI 프로젝트 경험을 제공하면 세제 혜택을 주는 'AI 신기술 실무 인턴십에 대한 조세특례제도 신설 방안도 함께 제안했다.
◆단순 세금 일자리 한계…“실험 비용 낮춰줘야”
이어진 토론에서는 AI 시대 청년 일자리 대책이 단순한 재정 투입형 일자리 정책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는 경고가 나왔다. 엄성용 중앙대 교수는 대학 교육이 이미 5~6년 전부터 AI, 빅데이터, 프로그래밍 등 첨단 분야에 맞춰 변화해왔다고 짚었다. 정부 지원을 통한 인력 공급도 지속됐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너무 빠르게 도입됐다. 그 결과 한때 유망하다고 여겨졌던 코딩 교육이나 기초 개발 직무마저 다시 흔들리는 상황이다. 엄 교수는 특정 분야 인력을 대규모로 양성하거나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방식은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봤다. 저출산으로 세금을 낼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재정 의존형 대책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게 엄 교수의 진단이다.
강대엽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는 정부가 미래 직업을 미리 지정하기보다 청년이 시장에서 직접 실험할 수 있는 비용을 낮춰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AI 시대 일자리는 특정 직업 이름이 아니라 기업 현장에서 어떤 과업이 자동화되고, 어떤 과업이 인간의 판단·창의성·책임 조정 능력과 결합되는지에 따라 새로 만들어진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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