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 유찰돼 반토막 난 1000억 빌딩…새 주인은 임대료 밀리던 '세입자 병원장'

기사등록 2026/05/20 10:53:49 최종수정 2026/05/20 12:18:23
[서울=뉴시스]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던 병원장이 건물이 공매에 나오자 반값에 매입한 사실이 전해졌다. (사진=JTBC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윤서 인턴 기자 = 한 재활병원 병원장이 건물 임대료 수십억 원을 연체하다가 해당 건물이 공매에 나오자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JTBC '사건반장' 유튜브에는 '건물주 위에 '병원장'? 임대료 연체 뒤 '반값 매수''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제보자 A씨는 4년 전 지하 3층·지상 8층 건물을 준공한 뒤 지상 4층을 재활병원에 임대를 주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보증금 30억원·월세 1억7000만원이라는 시세보다 조금 저렴한 임대 조건을 제시했고 여기에 6개월 무료 사용과 더불어 인테리어 입주 지원금 21억원까지 지급했다고 전했다.

A씨는 "당시에는 병원에 이렇게 해주며 입점시키는 게 일반적이었다"며 "병원이 들어오면 직원, 환자 등 유동 인구가 늘어나기에 다른 공실 임대도 수월해질 것이라 판단했다"고 좋은 조건을 제공한 이유를 밝혔다.

문제는 무료 임대 기간 6개월이 지난 후에 발생했다. 임대료를 지급해야 하는 병원 측은 매번 "경영난 때문에 어렵다"며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고 제보자의 연락도 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경영난에 시달려 임대료 지급이 어렵다던 병원 측은 시민 프로축구단 전담 병원으로 활동했으며 병원장 역시 아동복지재단의 고액 후원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병원 측이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아 제보자는 "430억 대출 이자도 감당을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결국 건물은 공매로 넘어가게 됐다.

공매로 넘어간 건물의 계약자는 병원장이었다. 건물은 공매가 1000억원에서 입찰을 시작했는데 무려 9번 유찰이 돼 무효가 됐다. 값은 450억원으로 떨어졌고 결국 반값에 수의계약이 이루어졌다. 제보자는 계약자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있다가 명도 소송 과정에서 계약자가 임대료를 내지 않은 병원장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A씨는 "명도 소송하다가 상대편 변호사가 제출한 내용, 증거 자료에 신탁사 공매 계약을 한 내용이 있었다"며 "계약자는 병원장이었다. '완전 사기다. 처음부터 작정하고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공매 받은 이유가 '우리가 병원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말도 안 된다"며 "본인들이 정상적인 임대료를 다 납부했으면 공매 들어갈 이유가 전혀 없다"며 분노했다. A씨는 병원 측으로부터 받지 못한 월세만 6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임대료를 못 냈기에 가치가 떨어져 공매나 경매가 되는 거다. 그렇게 되면 70%, 50% 계속 떨어진다. 결국 임차인이 가지고 갈 수 있는 권리가 생기는데 이 맹점을 이용한 것 같다. 신탁사에 건물 소유권이 넘어가 제보자가 어떤 권리 주장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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