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경호처 속여 노상원에 비화폰 지급 혐의
法 "장관 직위 이용…사법권 행사 지장 초래"
金측 "위법한 공소제기 수긍한 1심에 불복"
내란특검 1호 기소 사건…11개월만 1심 결론
[서울=뉴시스]이승주 홍연우 기자 = 대통령경호처를 속여 지급받은 비화폰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 장관 측은 불복해 즉시 항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19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김 전 장관 측이 낸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은 각하했다.
앞서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지난달 김 전 장관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법원은 김 전 장관의 혐의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단순한 비화폰 지급 및 반환 관리뿐 아니라 지급 이후의 사용 문제도 경호처 담당 공무원의 직무집행에 포함된다"면서 "국방부 장관이자 전임 경호처 처장으로서 비화폰 운영 목적과 취지를 누구보다 잘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진술 등 사정을 보태 보면 위계 행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노 전 사령관이 중앙지역군사법원 증인으로 출석해서 '김 전 장관이 이 사건 수사단의 수사 등에 필요한 조언을 하면 받겠다며 비화폰을 교부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을 고려해 김 전 장관의 위계공무집행방해 고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또한 "김 전 장관은 노트북으로 대국민 담화문 등을 작성했는데 파일은 노트북에 저장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매우 이례적으로 볼 수 있다"면서 "비상계엄과 관련해 자신에 대한 형사사건이 진행될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증거인멸 교사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했다.
김 전 장관 측은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 앞선 내란 혐의 등 사건과 이중기소에 해당해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은 국방부 장관 직위를 이용해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증거인멸을 교사해 12·3 비상계엄 선포를 둘러싼 진실 규명을 어렵게 했다"며 "적절한 형사사법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한 책임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사건 범행 이전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3년으로 형을 정했다.
선고 직후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단은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장관 측은 "조은석 특검의 제1호 기소 사건으로 기존 내란 등 사건의 공소사실 일부만을 황급히 조합해 김 전 장관의 구속기간 만료를 막고자 수사도 없이 급조해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소 제기와 동시에 직권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특검의 불법 인신구속을 연장한 재판부에 과연 공정한 재판을 할 의지가 있었는지 진지하게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위법한 공소 제기를 그대로 수긍한 1심 판단에 불복해 곧바로 항소를 제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부정선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체포한다는 목적으로, 지난해 12월 2일 대통령경호처로부터 지급받은 비화폰을 노 전 사령관에게 전달해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호처 수행비서를 시켜 노트북과 휴대전화 등 관련 증거를 망치 등으로 파손해 인멸하도록 한 혐의도 제기됐다.
이 사건은 지난해 6월 출범한 내란 특검팀의 첫 기소 사건이다. 김 전 장관 측은 기소 직후 재판부 이의신청과 집행정지, 재판부 기피 및 관할 이전 등을 연달아 신청했다.
이에 따라 기소 5개월 만에 심리가 시작됐고, 11개월 만에 1심 판단이 내려졌다.
김 전 장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 등으로도 기소됐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해당 사건의 항소심은 시작됐으나,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이 최근 재판부 기피 신청을 내면서 이들에 대한 재판은 정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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