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장기 국채금리 5% 근접…2004년 이후 최고 수준
美 30년물 국채금리 5.12%…2007년 6월 이후 최고
정부 차입비용 오르면 주담대·차 할부·기업대출까지 압박
미국 액시오스는 18일(현지시간) 세계 주요국 국채금리가 수십 년 만의 고점으로 오르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이란전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채금리는 정부가 돈을 빌릴 때 부담하는 이자율이다. 금리가 높아지면 정부뿐 아니라 기업과 가계의 차입비용도 함께 올라간다. 주택담보대출, 자동차 할부, 기업 대출 금리까지 줄줄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장기금리가 오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해온 금리 인하의 여지도 좁아질 수 있다. 장기 차입비용이 높은 수준에 머물 경우 차기 연방준비제도 의장으로 거론되는 케빈 워시가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워진다는 분석이다.
국채금리는 이미 몇 주 전부터 오름세를 보였지만,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베이징 회동 이후 상승폭이 더 커졌다. 투자자들은 시 주석이 중재자 역할을 해 이란전 종식과 호르무즈 해협 폐쇄에 따른 물가 압력을 완화하길 기대했지만, 그런 기대는 실현되지 않았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로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7일 보고서에서 G7 국가의 만기 10년 이상 국채금리가 2004년 이후 최고 수준에 있으며, 5%에 근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15일 5.12%로 마감해 2007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차입비용 인하를 주요 경제 공약으로 내세워왔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지난해 뉴욕 연방준비은행 연설에서 국채 차입비용이 낮아지면 기업 대출비용, 주택담보대출 금리, 자동차 할부금도 낮아져 미국인의 부담 완화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금 시장 흐름은 백악관의 기대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유가 상승이 경기 둔화로 이어져 물가 압력을 낮추기보다, 인공지능(AI) 투자 붐이 수요를 떠받치면서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은행인 에버코어는 미국의 탄탄한 수요와 AI 관련 설비투자가 경기 침체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증시도 뒤늦게 전쟁과 금리 부담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지난 15일 S&P500과 나스닥은 거의 7주간 이어온 상승세를 멈췄다. 19일 파리에서 개막하는 G7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채권시장과 차입비용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전쟁으로 위기가 커지는 상황에서 차입비용까지 높아지면, 각국 정부가 재정 지출로 위기를 방어하기도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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