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만 국빈급 행사…한일 정상회담에 안동 시민들 '반색'

기사등록 2026/05/19 15:18:37

"세계적 도시로 위상 높아진 것 같다"

"관광 등 실질적 지역 발전 이어지길"

"지방선거 앞둬 정치적 오해 없었으면"

[안동=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의 고향 안동에서 개최되는 '한일 정상회담'을 환영하는 플래카드가 안동 시내 곳곳에 게시돼 있다. 2026.05.19.  kjh9326@newsis.com
[안동=뉴시스] 김진호 기자 = 1999년 엘리자베스 2세의 안동 방문 이후 27년 만에 다시 열린 국빈급 행사에 경북 안동이 들썩이고 있다.

19일 한일 정상회담이 열린 안동의 한 호텔 인근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이재명 대통령의 경호 행렬, 경찰 통제, 취재진으로 평소와 다른 분위기가 이어졌다.

호텔 주변에는 이른 오전부터 경찰과 경호 인력이 배치됐다. 도로 곳곳에는 순찰차와 검문 인력이 눈에 띄었다. 시내 교차로 곳곳에는 '이재명 대통령 고향 안동! 한·일 정상회담 안동 개최 환영'이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안동 시민들은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반응을 보였다.

중앙시장의 한 상인은 "안동 같은 지방 도시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며 "대통령이 고향을 챙겨주는 느낌도 있어 반갑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라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만큼 괜한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 교사는 "시대가 많이 변해 예전처럼 학생들 동원도 없어졌고, 학교도 조용하다"면서도 "예전에는 안동이 외진 도시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어젯밤 대통령 차량 행렬과 경호 장면을 보니 국제행사가 열린다는 실감이 났다"고 말했다.

유림계는 이번 정상회담을 안동의 역사성과 연결해 바라봤다.

한 유림 관계자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하회마을을 찾았을 때도 안동이 세계에 알려졌는데, 이번에는 일본 총리까지 오면서 도시 위상이 다시 높아진 것 같다"며 "전통문화 도시 안동의 상징성이 외교무대에서도 활용되는 것 같아 의미가 크다"고 했다.

일부 시민들은 '고향 정치’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옥동에서 만난 한 시민은 "우리나라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고향에서 개최한 건 처음 보는 일"이라며 "안동에서 열린 정상회담의 영향이 관광이나 산업 같은 실질적인 지역 발전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반색했다.

지역 경제계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 관계자는 "전국 언론과 외신이 안동을 주목하는 것만으로도 '안동'이라는 도시 홍보 효과가 상당하다"며 "정상회담 이후 관광객 증가와 투자 유치로 연결되길 바란다"고 희망을 내비쳤다.

반면 일각에서는 차분한 진행을 바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시민은 "국빈 방문 자체는 반갑지만, 선거를 앞둔 시기인 만큼 정치적 논란 없이 외교 행사 본연의 의미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이재명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에서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안동에 도착했다.

오후 1시35분께 정상회담 장소인 안동의 한 호텔에 도착한 다카이치 총리는 기다리고 있던 이재명 총리와 반갑게 악수를 나눴다. 이어 이 대통령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한 후 정상회담을 위해 호텔로 들어갔다.

이번 방한은 지난 1월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을 방문한 데 대한 답방 성격이다. 양국 정상이 상대국을 오가는 셔틀 외교의 연장선으로, 국빈급 의전이 제공된다.

두 정상은 회담 뒤 안동 하회마을에서 만찬과 친교 행사를 진행한다. 만찬 장소는 하회마을 내 한옥 숙소인 락고재다. 메뉴로는 안동찜닭의 원형으로 알려진 전계아와 안동한우 갈비구이, 태사주·안동소주 등 지역 전통주가 준비된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 뒤에는 하회마을 나루터로 이동해 전통 불꽃놀이인 선유줄불놀이를 함께 관람할 예정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모든 일정을 마친 뒤 20일 오전 대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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