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둔화 장기화
ESS 시장 선점 승부수
LG·삼성 투자 확대
SK온은 수익성 집중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국내 배터리 3사가 전기차(EV)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라는 위기 속에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전략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연구개발(R&D) 투자와 북미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 선점을 위한 금융 지원을 확대한 반면, SK온은 재무 부담 관리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9일 각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는 34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다.
특히 해외 법인 지급보증 여신 한도액을 지난해 1분기 말 6조원대에서 올해 1분기 말 9조 6507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북미 지역 ESS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함으로 풀이된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140GWh 이상의 누적 수주잔고를 확보했으며, 올해 신규 수주 목표를 사상 최대치인 90GWh 이상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미시간 홀랜드 공장 외에도 랜싱 공장과 혼다 JV 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해 북미에 50GWh 규모의 ESS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삼성SDI는 배터리 3사 중 가장 높은 R&D 증가 폭(21.8%)을 기록하며 '기술 중심 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로 4350억원을 집행하며 전고체 배터리(2027년 양산)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무적으로는 헝가리와 미국(스타플러스에너지 등) 법인에 대해 미화 약 39억 달러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하며 현지 생산 역량을 키우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기존 3조원대 규모였던 ESS 매출을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에너지 밀도를 높인 '삼성 배터리 박스(SBB) 1.7'과 리튬인산철(LFP) 기반의 'SBB 2.0'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북미 전력망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특히 지속적인 설비투자(CAPEX) 재원 마련을 위해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까지 검토하며 재무 안정성을 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흐름을 보인 SK온은 R&D 비용을 16% 줄이는 등 비용 효율화에 나섰다.
다만 미래 성장을 위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은 멈추지 않고 있다.
SK온은 서산공장 일부 라인을 LFP로 전환해 연간 3GWh 규모의 ESS 캐파를 확보하고,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한 북미 시장 대응을 위해 테네시 공장을 독자 운영 체제로 전환하여 ESS 생산 거점으로 활용, 올해 20GWh 이상의 수주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SK온은 지난 2월 정부의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경쟁입찰에서도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약 50.3%, 284MW)을 확보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배터리 3사에게 ESS는 선택이 아닌 성장을 위한 필수 탈출구가 됐다"며 "결국 북미 현지 생산 능력과 LFP 등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 포트폴리오를 누가 먼저 안정적으로 구축하느냐가 실적 반등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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