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반도체와 방위산업의 핵심 원료인 중(重)희토류 공급망을 둘러싸고 서방과 중국 간 갈등과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호주 정부가 18일 중국계 투자자들의 자국 희토류 기업 지배력 확대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자유시보와 재신쾌보, AFP 통신, 상보(上報)에 따르면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은 이날 중국과 연계 깊은 투자자들이 희토류 탐사·개발업체 노던 미네랄스(Northern Minerals)의 경영권 장악을 시도했다는 우려에 따라 중국계 주주 6명에게 보유 지분 매각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차머스 장관은 성명에서 “호주가 강력하고 비차별적인 외국인 투자 심사 체계를 운영하고 있지만 국익 보호를 위해 필요할 경우 조치도 취해야 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호주 정부는 이번 조치 목적에 대해 국가 이익 보호와 외국인 투자 규정 준수 확보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다만 매각 명령 대상인 투자자들 실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노던 미네랄스는 서호주주 킴벌리에 있는 브라운스 레인지에서 중희토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동사는 특히 디스프로슘(Dysprosium 鏑) 생산 분야에서 중국의 지배적 위치에 도전하는 기업이다.
디스프로슘은 전기차용 고성능 자석 생산에 사용되는 핵심 희토류다. 반도체와 방위산업에도 필수 소재로 꼽힌다.
호주 정부는 중국 자본이 자국 전략광물 산업을 통제하는 상황을 막고자 2024년에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당시 호주는 외국인 인수 규제법에 근거해 중국 관련 투자자 5곳에 노던 미네랄스 지분 매각을 명령했다.
그러나 이후 일부 투자자가 홍콩 소재 투자회사 잉탁(英德)에 지분을 넘긴 사실을 호주 당국이 확인하면서 우회 재진입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차머스 장관은 올해 4월 잉탁에 대해 임시 명령을 발동해 노던 미네랄스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와 지분 처분을 제한했다.
지분 매각 명령 대상 가운데 3곳은 중국 본토에 주소를 등록했고 2곳이 홍콩, 1곳 경우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등록했다고 한다.
매체는 이들 투자자가 노던 미네랄스 유통주식 27% 정도를 보유한다고 추산했다. 이중 4곳은 주요 주주에 해당하며 최대 투자자인 배스트니스 인베스트먼트(Vastness Investment)는 7% 지분을 갖고 있다.
호주 재무부는 중국계 투자자들에게 이날부터 2주일 안에 지분을 처분하라고 지시했다. 노던 미네랄스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8% 넘게 떨어진 후 낙폭을 일부 줄였다.
퍼스에 본사를 둔 노던 미네랄스는 성명을 통해 “재무부의 관련 명령을 자세히 파악 중이라며 평가가 끝나는 대로 시장에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호주 정부는 지난해 중국기업 한 곳이 기존 매각 명령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승소했다. 호주 재무부는 지난달에도 일부 관련 추자자가 여전히 명령을 위반했을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공표했다.
노던 미네랄스의 주주 구성 문제를 놓고선 2024년 이래 호주 정부가 여러 차례 개입했다. 회사 측도 적대적 또는 비공개 방식의 인수 리스크를 우려해 2025년 11월 자체적으로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FIRB)에 심사를 요청했다.
한편 호주 정부는 중국 등 외국 세력의 영향력 확대 가능성을 이유로 대학 연구 분야에 대한 통제도 강화하고 있다.
제이슨 클레어 교육장관은 무인기, 사이버보안, 신에너지 기술 등과 관련한 연구 협력 프로젝트 13건 지원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호주 정부는 해당 연구들이 군사적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호주 정부는 지난 10년 동안 호주 학자들이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 연구진과 최소 1500건에 달하는 공동 연구를 진행한 사실이 드러난 이후 연구 안보 규제를 철저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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