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정상회담, 3대 관전 포인트는?…트럼프·전쟁·에너지

기사등록 2026/05/18 20:14:44 최종수정 2026/05/18 21:20:24

[베이징=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20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8개월 만의 대면 회담이며, 미중 정상회담 이후 나흘 만에 개최하는 것이다. 사진은 지난해 9월 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정상회담 모습. 2026.05.18.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20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포괄적 전략적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할 예정이다.

특히 미·중 정상회담 이후에도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두 개의 전쟁'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여러 양자 협정 서명과 공동 선언문 발표도 예정돼 있는 만큼 경제·에너지 협력 등에서 가시적인 합의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푸틴, 트럼프 다녀간 중국 나흘 만에 방문

18일 외신을 종합하면 푸틴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 이후 나흘 만에 중국을 방문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15일 중국을 국빈방문하고 시 주석과 회담했다.

'트럼프 2기' 출범 후 처음 마주 앉은 자리였지만 글로벌 지정학적 문제와 관세, 대만 문제 등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외교적으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지만 러우전쟁과 이란 전쟁을 비롯한 주요 무역 및 지정학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거의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공개되지 않은 핵심 논의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대면 회담은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제까지 40차례 이상 만났다. 시 주석이 서방 지도자들과 만난 횟수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올해는 중러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수립 30주년이자 선린우호협력조약 체결 25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중국은 미·중 정상의 잇단 방문에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에 이은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중국이 세계 외교의 중심지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미·러 정상의 잇단 방문은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며 "냉전 이후 한 국가가 미국과 러시아 정상을 일주일 내에 연달아 초청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짚었다.
[베이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함께 걷고 있다. (사진=뉴시스DB)

◆'두 개의 전쟁' 해결 실마리 찾나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이 "상호 관심사인 세계 및 지역 현안에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양국 관계의 기반이 되는 선린우호협력조약 25주년에 맞춰 이뤄졌다"며 "양자 현안과 포괄적 동반자 관계 및 전략적 협력 강화 방안, 주요 국제·지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5년째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전쟁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의제 중 하나다.

특히 러우전쟁과 관련해 미중 정상회담에서 오간 종전 구상과 미국의 입장을 시 주석으로부터 전달받고, 러시아의 요구사항을 조율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양측은 중동 정세 안정화에 기여할 방안을 조율할 것으로도 보인다. 중동 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과 이란의 전통적인 우방인 러시아가 역내 갈등을 통제하고 종전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양측은 미국의 독주를 막기 위한 중·러 밀착을 과시하고 브릭스(BRICS)나 상하이협력기구(SCO)를 중심으로 한 다극화된 세계 질서를 재확인할 가능성이 크다. 양국 통화 결제 비율 증대 등 미국 달러화 패권에 맞서고 금융 제재망을 피하기 위한 노력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군사 기술 공유와 공동 군사훈련 확대 등 안보 파트너십 강화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과 한반도 평화·안정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회담 당시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유지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5월 9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전승절) 기념 열병식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DB)

◆에너지 합의 주목…"이면엔 대만 문제" 분석도

푸틴 대통령은 방문 중 리창 중국 총리와 경제 및 무역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다 .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전승절 81주년 기념식 후 연설에서 "중국과 석유 및 가스 협력에서 매우 중요한 진전을 이루는 합의에 근접했다"면서 "이번 방문 기간 동안 최종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면 매우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중국은 러시아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며, 거래는 거의 전적으로 러시아 루블화와 중국 위안화로 이뤄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 중 하나이며, 중국은 러시아산 화석 연료의 최대 구매국 중 하나다.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유로 러시아산 석유·가스에 경제 제재를 가한 뒤 중국은 러시아의 핵심 경제 파트너가 됐다.

더욱이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중국에 러시아는 믿을 수 있는 에너지 공급원으로서의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

양국 무역은 2022년 이후 사상 최고 수준으로 급증했다. 중국은 러시아 수입의 3분의 1 이상을 공급하고 러시아 수출의 4분의 1 이상을 구매하고 있다. 다만 양국 경제 관계는 상당히 불균형적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중국의 전체 대외무역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에 불과하고 이는 베트남보다도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러시아는 야말반도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으로 향하는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건설을 압박해 왔다. 양측은 가스관 건설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이행 조건에 대한 이견으로 진행이 더딘 상태다. 러시아는 중국이 연간 500억㎥ 용량을 전량 구매해 주길 원하고 있지만, 중국은 더 낮은 가격을 요구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애틀랜틱카운슬 선임 연구원 조셉 웹스터는 뉴스레터에서 중국은 이번 회담에서 대만 유사시에 대비해 러시아의 화석 연료를 더 많이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중러 정상회담의 이면에는 대만 문제가 깔려 있을 수 있다"며 "러시아의 중국행 석유 파이프라인 용량 확장은 대만 유사시 중국의 에너지 안보를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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