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거비 부담 피해 이동…경기 거래량 33%↑
동탄·기흥 강세…"교통 호재 지역 매수세 집중"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대출 규제와 분양가 상승으로 매수 진입 장벽이 높아진 서울을 떠나 경기·인천 등 수도권 비규제 지역으로 실수요가 몰리고 있다. 특히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경기도 구리시의 경우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1년 새 4배 가까이 늘어났다.
18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경기·인천 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조사한 결과, 총 6만6294건이 거래돼 전년 동기(5만13건) 대비 3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도 내 비규제 지역의 거래 증가가 두드러졌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구리시다. 구리시의 1~4월 거래량은 지난해 468건에서 올해 1708건으로 265% 늘었다. GTX 및 지하철 6호선 연장 추진, 노후 단지 재건축 등 호재가 겹치면서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구리시 내에서도 서울 접근성이 좋은 인창동(186→778건)의 거래가 가장 활발했으며, 인창주공2단지·6단지 등 역세권 대단지 위주로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남부권의 강세도 이어졌다. 화성시 동탄구는 전년 대비 136% 늘어난 3635건이 거래됐으며, 용인시 기흥구 역시 115% 증가한 3073건을 기록했다. 광역교통망(GTX·SRT) 확충과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따른 직주근접 수요가 역세권 단지 위주로 몰린 결과로 해석된다.
이밖에 1·4호선이 지나는 안양시 만안구(92%)와 군포시(88%) 등도 서울 대체 주거지로 주목받으며 거래량이 크게 뛰었다.
반면, 경기도 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지역들은 거래량이 크게 감소했다. 과천시의 1~4월 거래량은 8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급감했으며, 성남시 분당구 역시 1274건으로 30% 줄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실거주 목적의 매수만 가능한 데다 대출 규제까지 겹쳐 진입 장벽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인천광역시 역시 광역교통망이 개선되고 있는 서구(34%)와 부평구(34%), 연수구(24%) 등 3개 구가 전체 거래량 상승(16%)을 견인했다. 반면 남동구(-6%), 동구(-11%), 미추홀구(-1%) 등의 지역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경기·인천 지역의 거래량 증가가 서울의 주거비 부담과 공급 부족 우려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월세 가격 상승이 매수 전환 수요로 옮겨붙고 있는 데다, 신축 입주 물량 제한 및 정비사업 착공 지연 등으로 공급 시계마저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경기도는 GTX 등 서울 접근성이 우수한 지역을 중심으로 서울의 매수세가 전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토교통부가 지난 12일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임대차계약이 남은 주택에 대해 무주택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를 한시적으로 유예해 주기로 하면서 시장의 변화도 주목 받고 있다.
직방의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묶여있던 규제지역 내 매물이 일부 풀릴 가능성은 생겼다"면서도 "결국 직접 입주해야 하고 무주택 요건과 대출 규제는 여전해 과거 같은 무분별한 '갭투자' 부활로 보기는 어렵다. 당분간은 구리 등 가격 접근성과 호재를 갖춘 인접 지역의 강세가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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