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중 이스라엘 선두 나서자 경기장 가득 메운 관객들 야유 쏟아내
17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로비전 결승전에서 불가리아 대표 다라는 클럽 히트곡 '반가랑가'를 앞세워 이스라엘의 노암 베탄을 173점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이는 대회 역사상 가장 큰 점수 차이다. 불가리아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심사위원단과 대중 투표 결과가 일치한 것도 2017년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화려한 무대 위에서 펼쳐진 이번 대회는 국제 정치적 갈등으로 얼룩졌다. 스페인, 아일랜드, 아이슬란드, 슬로베니아, 네덜란드 등 5개국이 이스라엘의 대회 참가에 반발해 집단 보이콧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이는 유로비전 70년 역사상 가장 큰 위기로 풀이된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결승전 전날인 15일 "우리는 유로비전에 참여하지 않겠지만, 역사의 옳은 편에 서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수많은 팬 역시 이번 대회를 보이콧했다. 16일 결승전이 열린 경기장 밖에서는 광대 복장을 한 시위대들이 대회의 공식 슬로건인 '음악으로 하나가 된다'를 비꼰 '집단학살로 하나가 된다'는 문구의 피켓을 들고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스라엘 측은 가자지구 전쟁이 집단학살에 해당한다는 모든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정치적 소동 속에서도 경연은 계속됐다. 전통 음악과 현대 팝을 결합한 크로아티아의 '안드로메다', 오페라에서 영감을 받은 프랑스의 '르가르드', 인공지능의 부상을 다룬 리투아니아의 무대 등이 이어졌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핀란드는 6위, 호주는 4위, 루마니아는 3위를 기록했다. 규정에 따라 내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는 우승국인 불가리아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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