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족평천하, 이제 삶 전체로"…'불닭 신화' 김정수, 삼양식품 새 비전

기사등록 2026/05/18 05:30:00 최종수정 2026/05/18 05:34:23

회장 승진 후 사내 게시글 통해 임직원에 첫 메시지

삼양식품 창업이념 재해석·회사 성장 약속 등 포부

"성과 뒤에 있는 임직원 진심에 전 세계 소비자 반응"

"매출 아닌 구조 바뀐 것…일상 속 브랜드 만들겠다"

[서울=뉴시스] 삼양식품 회장으로 승진한 김정수 부회장(사진=삼양식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상윤 기자 = "'식족평천하(食足平天下)'. 먹는 것이 풍족하면 세상이 평안해진다는 철학은 우리의 뿌리입니다. 먹는 것으로 시작해 살아가는 방식으로 뻗어나가는 것, 그것이 삼양이 그리는 다음 그림입니다."

12일 열린 이사회에서 회장 승진이 결의된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사내 임직원에게 이같이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 취임은 다음달 1일로, 부회장 승진 이후 약 5년 만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지난 15일 사내 게시글을 통해 삼양라운드스퀘어 임직원에게 회장 승진 소회를 밝혔다.

김 부회장은 "회장이라는 두 글자에 영광보다 무게가 먼저 느껴진다"며 "그 무게를 온전히 받아들이겠다"고 전했다. 그는 "1998년 삼양식품이 우지 파동 등으로 어려운 시절 처음 회사에 왔다"며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사람들을 보며 이 회사와 함께 가기로 한지 28년이 지났다"고 했다.

우지 파동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1998년 IMF 외환위기로 삼양식품은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당시 전업주부이던 김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 뛰어들었다.

그로부터 28년이 지난 현재 삼양식품은 매출 2조원(2025년 기준 2조3517억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률은 10%에서 22%로 상승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올해에도 이어지면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0%대 성장했다. 매출 3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내수 중심 제조업에서 글로벌 브랜드 기업으로 변화하며 급성장한 배경에 대해 김 부회장은 "매출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회사의 무게 중심이 이동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과 뒤에 있는 공장 노동자, 영업직, 연구진 등이 보인 진심에 전 세계의 소비자가 반응했다"며 "매출 2조원, 해외 수출 비중 80%, 미국 알파세대 선호 브랜드 1위 등 이 숫자들은 단순한 성과가 아닌 구조 자체를 바꿨다는 증거로 그 전환을 가능하게 한 것이 (임직원) 여러분"이라고 노고를 치하했다.
[서울=뉴시스] 경남 삼양식품 밀양캠퍼스 제2공장 준공식. (사진=삼양식품 제공) 2025.06.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김 부회장은 소비자의 일상에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식품 사업을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불닭이 전 세계인이 공유하고 싶은 경험이 된 것은 처음부터 마케팅이 아닐 경험으로 설계했기 때문"이라며 "브랜드는 광고가 아닌 소비자가 직접 겪은 경험으로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고 전중윤 삼양식품 창업주의 창업 이념이기도 한 먹는 것이 충족하면 세상이 평안해진다는 뜻의 '식족평천하(食足平天下)'를 재해석하기도 했다.

그는 "식족평천하는 지금도 우리의 뿌리이지만 이제 그 철학을 실현하는 방식이 더 확장됐다"며 "먹는 것으로 시작해 살아가는 방식 전체로 뻗어나가는 것이 삼양의 다음 그림"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글로벌 경쟁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불닭이 100여 개국에서 판매되지만 직접 손에 쥐고 시장은 아직 여섯 국가"라면서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하나의 기준을 만들되 각 지역의 언어와 문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정교하게 닿아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 소비자의 일상과 그들의 건강한 삶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브랜드를 계속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당장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유행보다는 본질을, 쉬운 선택보다는 옳은 선택을 하겠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시스] 외국인이 불닭볶음면 제품을 들고 있는 모습.(사진=삼양식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 부회장은 임직원에게 임직원의 성장과 이를 토대로 한 회사의 성장 또한 약속했다.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며 주주와 사회에 부끄럽지 않은 성과로 신뢰에 보답하겠다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마지막으로 "나를 믿고 따라와 달라"며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해내겠다는 것이 회장직의 무게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1964년 생으로 이화여대(사회사업학)를 졸업한 김 부회장은 고 전중윤 삼양식품 창업주의 맏며느리이자 전인장 삼양식품 전 회장의 아내로 1994년 결혼해 주부로 생활하다가 1998년 경영 일선에 참여했다.

2001년 영업본부장, 2002년 부사장, 2010년 총괄사장을 역임한 김 부회장은 2011년 '나가사끼 짬뽕'으로 하얀국물 라면 돌풍을 일으켰다.  '불닭' 브랜드를 만들고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성장시키며 회사의 고속 성장을 견인한 대표 여성 오너 기업인으로 꼽힌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삼양 1963 신제품 발표회에서 임직원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제공) 2025.11.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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