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정부 "대화로 풀어라" 호소에도 노조 "추가 대화는 고려 안해"
학계·산업계서도 "긴급조정권 발동 요건은 이미 충분히 갖춰져" 여론
[서울·수원=뉴시스]남주현 박나리 기자 = 삼성전자 노사가 17시간의 마라톤 사후 조정 끝에 끝내 결렬을 선언했다.
청와대와 정부가 자율적 해결을 위한 대화 재개를 거듭 권고했으나, 노조 측이 추가 교섭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여론에 더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13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사후조정 회의에서 성과급 제도화 등 핵심 쟁점을 두고 끝내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중노위는 "양측 주장의 간극이 크고 노조 측에서 중단을 요청해 조정안 제시 없이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12시간 가까이 기다려 받은 안이 요구보다 오히려 퇴보했다"며 "5만 명 이상이 파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수원지법에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심문 직후에도 "사후 조정은 이미 결렬됐고 더 이상 생각 없다"며 "파업 종료 시까지 추가 대화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러한 노조의 입장은 정부의 대화 복귀 권고와 배치된다. 청와대는 이날 "삼성전자 파업까지는 시간이 남았다"며 "노사가 대화로 문제를 풀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삼성전자 총파업과 관련해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으로 이어지지 않게 끔 노사 간의 대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적극 지원하라"고 관계부처에 당부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서 "정부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대화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권창준 노동부 차관 역시 경총 ESG 경영위원회에서 긴급조정권 발동 계획에 대해 "아직 그런 얘기가 나올 단계는 아니다"라며 "대화로 푸는 것이 우선"이라고 선을 그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또한 SNS를 통해 "파업은 절대 안 된다"며 노사의 대화 복귀를 강력히 요청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역시 "일단 타협하는 것을 보고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며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가 대화 자체를 거부하면서, 외부에서는 오히려 정부의 개입 명분만 쌓아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긴급조정권은 쟁의 행위가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발동되는 예외적 조치인데, 노조의 '교섭 중단 선언'이 역설적으로 정부 개입의 결정적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주들 또한 정부의 적극적인 실력 행사를 주문하고 나섰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법원 앞에서 호소문을 발표하고 "반도체 경쟁력 약화와 국가 경제 손실이 우려된다"며 파업 철회를 촉구했다.
특히 민경권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정부도 당면한 삼성전자 전면 파업 사태에 대해 긴급조정권 발동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며 정부의 대응 수위를 높일 것을 요구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정부 역할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삼성전자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을 고려하면 긴급조정권 발동 요건은 이미 충분히 갖춰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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