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리스크·반도체 쏠림현상…증권가 "상방 여전히 열려있다"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코스피가 8000포인트를 불과 0.33포인트 앞두고 뒷걸음쳤다. 지난 12일 장 초반 7999.67까지 치솟으며 '팔천피' 돌파를 눈앞에 뒀지만 이내 급반전해 한때 5% 넘게 밀렸다.
외국인의 5조6000억원대 대규모 순매도가 방아쇠를 당겼지만, 증권가는 이번 하락을 추세 반전이 아닌 단기 과열 해소 과정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코스피 목표치를 9000포인트 이상으로 올려 잡는 분위기다.
◆7999서 돌아선 코스피…과열·지정학 리스크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79.09포인트(2.29%) 하락한 7643.15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7953.41에 사상 최고 시가를 경신하며 개장했고 직후 7999.67까지 오르며 '팔천피'를 목전에 뒀었지만, 이내 상승폭을 반납하며 5.12% 내린 7421.71까지 떨어졌다. 이후 2~3%대로 낙폭을 줄이면서 마감했다.
증권가에선 이날 급락의 배경으로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부담과 상승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재점화 우려가 하락의 방아쇠를 당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프로젝트 프리덤' 재개 검토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지난 몇 주보다 전투 재개를 더욱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하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다시 불이 붙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수 변동성이 커진 배경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더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 미국 4월 CPI 발표에 대한 경계 심리, 미국 10년물 금리의 4.4%대 재진입 부담, 외국인 순매도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이보다는 그간 반도체 중심의 쏠림 현상이 심했다는 게 주된 이유 같다"면서 "실적, 밸류에이션 등 펀더멘털 상으로는 문제 없지만, 주가가 단기에 너무 급등하는 과정에서 FOMO 현상도 심화되다 보니, 그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전쟁, CPI, 외국인 순매도 등을 명분 삼아 출회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스피가 6000에서 7000선을 돌파하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상승의 무게추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에 과도하게 쏠려 있었다. 코스피 시가총액 증가분의 약 65%를 이들 두 종목이 차지할 정도다. 지수 상승의 대부분이 특정 업종 두 종목에 의해 만들어진 구조인 만큼, 이들 주가가 조정에 들어가면 지수 변동성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이날 일각에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국민배당금' 논의 제안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싱가포르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이날 한 통신사의 기사를 인용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생산 차질 우려를 낳고 있는 노동 분쟁 속에서,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인공지능(AI) 수익의 일부를 모든 국민에게 나눠줘야 한다고 주장함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상승분을 반납하고 코스피도 급락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9000포인트는 간다는 증권가
증권가는 이번 하락을 추세 전환보다는 단기 과열 해소와 매물 소화 과정으로 보고 있다. 기업 실적 전망이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는 데다 밸류에이션 매력도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사들은 오히려 코스피 목표치를 높여 잡았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AI 모멘텀 확산과 강화에 따라 코스피 목표 밴드를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기업 실적 상향과 AI 테마 확산에 따른 밸류에이션 상승 모멘텀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코스피 밴드를 기존 5500~7600포인트에서 6500~9000포인트로 높여 잡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공개한 올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 9000포인트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은 2~3분기에 상승하고 4분기에 횡보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코스피 예상 밴드는 6500~9250포인트를 제시했다. 아울러 반도체 업황 호조에 올해 연간이익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예정이며 내년 이익 증가율 둔화 우려는 3분기 어닝 시즌 이후에나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지영 연구원은 "장에 돈은 계속 들어오고, 외사에서도 코스피 1만 의견을 제기하고 있는데다가, 이익 추정치 상향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지수 상방은 여전히 더 열려있다는 전망은 훼손되지 않았다"면서도 "소수업종 쏠림 현상에 따른 반대급부, 후유증이 이날처럼 일시적으로 변동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은 당분간 유의는 해야할 듯 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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