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20년 빚 악착같이 추심"…이억원 "상록수 주주 금융사 직접 설득"

기사등록 2026/05/12 11:24:36

李 "수십조 이익 내며 20년 전 빚 추심…사채업자와 다를 바 없어"

금융위원장 "주주 전체 동의 이유 내세우지만 실상은 이익 우선시해"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제8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5.12.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3년 전 카드대란 수습을 위해 설립된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를 겨냥해, "직접 주주들을 만나 새도약기금 참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취약계층의 재기를 돕기 위해 장기연체채권 소각을 추진 중이나, 상록수가 이익 등을 이유로 사실상 참여를 거부하며 버티기에 나선 데 따른 조치다.

이 위원장은 12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제8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일부 금융회사가 금융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여전히 강도 높은 추심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 분야의 문제들을 발굴하고 시정하고 있으나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최근 보도를 보니 민간 배드뱅크인 상록수가 카드사태 당시 연체 채무자들의 채권을 지금까지 관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카드사태 때 카드사들이 모두 정부 세금으로 도움을 받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며 "그 원인이 됐던 국민의 연체 채권을 지금까지 참 악착같이 추심하고 있다. 연간 수십조 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그 돈으로 수백억 원씩 배당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 위원장은 "금융위는 장기연체채권을 정리하기 위해 새도약기금을 조성해 재기를 지원하고 있으며, 채권을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다"며 "금융기관 자발적 협약을 통해 전체 2753개 기관 중 99.4%인 2736개소가 가입해 채권 소각에 동참하고 있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이어 상록수와 관련해 "금융회사들이 출자해 만든 유동화 전문회사인 상록수에 대해 이미 인지하고 협조 요청과 공문 발송을 지속해왔다"며 "금융사들이 만든 주식회사라 주주 전체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미참여의 표면적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이익을 우선시해 소극적인 측면이 있다. 이제는 주주인 금융회사들을 별도로 만나 동의를 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카드사태가 발생한 지 약 23년이 지났다. 연체된 사람들은 20년 넘게 이자가 쌓여 수천만 원의 빚이 수억 원이 됐다"며 "사채업자도 아니고, 금융기관은 정부의 발권력을 이용해 영업하며 면허와 인가제도로 혜택을 보는 측면이 있다. 법률 개정 등 가능한 모든 대안을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엑스(X·옛 트위터)에 카드대란 당시 발생한 부실채권을 20년 넘게 추심해 온 '상록수' 특수목적법인 실태를 다룬 보도를 공유하며 "아직도 이런 원시적 약탈금융이 버젓이 살아남아 서민들의 목줄을 죄고 있는 줄 몰랐다"며 "지금까지 관할당국은 왜 이런 부조리를 발견조차 못하고 있었을까"라고 적었다.

이 대통령이 공유한 보도에 따르면 2003년 카드대란 당시 발생한 부실채권 7000억 원을 넘겨받은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는 연 20%에 육박하는 고금리를 적용해 장기 연체자들의 빚을 불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공감언론 뉴시스 hog8888@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