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막히고, 보조금은 수입산만"…정유업계, 나프타 통제에 '속앓이'

기사등록 2026/05/12 15:38:26 최종수정 2026/05/12 15:52:24

정부, 나프타 수출 통제

석화업계는 수입산 선호

정유사는 재고 부담 가중

정치권 횡재세까지 압박

[서산=뉴시스] 홍효식 기자 = 지난달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뚫고 1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 오데사호가 8일 충남 서산 대산항 HD현대오일뱅크 해상 원유 하역설비(SPM)로 향하고 있다. 2026.05.08.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정부의 나프타 수출 제한 조치와 수입산 지원 정책이 동시에 시행되면서 정유업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석유화학 업체들은 정부 보조금이 적용되는 수입산 나프타를 선호하고 있지만, 정유사들은 수출 제한과 내수 둔화가 겹치며 재고 부담과 수익성 악화를 떠안는 상황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7일부터 5개월간 나프타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석유제품 수급 불안에 대응해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원료 확보를 우선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정책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4~6월 계약 물량에 대해 약 6700억원 규모의 추경 예산을 투입해 수입 나프타 가격 상승분의 50%를 지원하면서 석유화학 업체들의 수입산 선호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국내 나프타 시장은 정유사와 나프타분해설비(NCC) 업체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는 생산한 나프타를 국내 공급하거나 수출해왔고 NCC 업체들은 이를 원료로 사용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부 보조금 이후 석유화학사들의 수요가 수입산 중심으로 전환됐다"며 "기존에는 대부분 소진되던 나프타 재고가 최근에는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산 대체 원유 도입 과정에서 경질 원유 비중이 늘어 나프타 생산량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경질 나프타 수요가 큰데 정유사 공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수출 제한으로 판매처가 줄고 국내 가격까지 눌리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국내 NCC 업체들은 최근 미국산 등 비중동산 나프타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정유업계에서는 단기 수급 안정 정책이 정유·석유화학 업계 간 부담 전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정유업계는 석유 최고가격제와 나프타 수출 제한에 이어 정치권의 횡재세 논의까지 겹치며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중동 사태를 통해 국내 정유산업이 국가 에너지 안보에 기여하는 역할이 크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회계상 이익만 보고 정유업계를 압박하는 것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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