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앞두고 밥상물가 급한 트럼프, 수입 쇠고기 관세 낮춘다

기사등록 2026/05/12 10:52:21

분쇄육값 5년 새 40% 급등…소비자 부담 낮추려 관세 완화 추진

수입 확대에 목장주 반발 가능성…브라질·호주산 쇠고기 유입 늘 듯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5.12.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치솟는 쇠고기값을 잡기 위해 수입 쇠고기 관세를 일시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분쇄육 가격이 5년 전보다 40% 오른 가운데,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관세 완화와 목장 규제 완화를 동시에 꺼내든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이르면 이날 수입 쇠고기에 적용되는 관세율 할당제를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관세율 할당제는 일정 물량까지 낮은 관세를 적용하고, 이를 넘어서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쇠고기 수출국들이 더 많은 물량을 낮은 관세로 미국 시장에 들여올 수 있다. 백악관은 미국 내 쇠고기 공급 부족을 단기적으로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목장주를 달래기 위한 지원책도 함께 추진한다. 중소기업청을 통해 목장주에 대한 대출과 자금 접근성을 확대하고, 목장주들이 불만을 제기해온 회색늑대와 멕시코늑대 보호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가축에 전자 귀표를 부착하도록 한 농무부 규정 등 일부 규제도 줄이기로 했다.

쇠고기는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 부담을 키운 대표 품목으로 꼽힌다. 지난 1년 반 동안 달걀과 우유 등 일부 식품 가격은 안정세를 보였지만, 쇠고기 가격은 계속 올랐다. 특히 분쇄육 가격은 5년 전보다 40% 상승했다.

미국 내 공급난도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 목장주들이 최근 몇 년간 사육두수를 줄이면서 소 사육 규모는 7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가축 가격이 급락하고, 이후 가뭄으로 방목지가 타격을 받으면서 목장주들은 사육 규모를 축소했다.

현재 목장주들의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소 사육두수를 다시 늘리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시장 분석가들은 미국 소 사육두수가 의미 있게 회복되는 가장 이른 시점을 2028년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때가 돼도 2020년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원달러 환율 상승과 중동전쟁 등 여파로 미국산 소고기 가격이 급등하며 한우와 가격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사진은 17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의 미국산 소고기. 2026.04.17. chocrystal@newsis.com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쇠고기값을 낮출 해법을 찾으라고 지시해왔다. 앞서 미 법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사를 요구한 뒤 미국 대형 육가공업체들을 상대로 형사 조사에도 착수했다.

다만 수입 쇠고기 확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안정적 지지층인 미국 목장주들을 자극할 수 있다. 미국 축산단체들은 앞서 아르헨티나산 쇠고기 수입 확대 방침에도 반발했다. 값싼 수입육이 대거 들어오면 미국 목장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이미 상당량의 쇠고기를 해외에서 들여오고 있다. 미국에서 소비되는 쇠고기 290억 파운드 가운데 약 20%가 수입산이다. 미국 육가공업체와 햄버거 제조업체들은 브라질, 호주 등에서 쇠고기 수입을 늘려왔고, 올해 미국 쇠고기 수입량은 사상 최대인 60억 파운드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쇠고기 관세 완화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소비자 부담을 낮추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잇단 관세 후퇴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가을 일부 식품을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했고, 올해 1월에는 목재와 가구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도 연기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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