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소송 증인 출석…"해임 이유 구체적 설명 한 번도 못 들어"
오픈AI에 130억 달러 쏟아부으며 "우리 운명 통제 못 해" 위기감 토로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2023년 오픈AI 이사회의 샘 올트먼 축출 시도를 두고 "아마추어 같은 짓"이라고 비판했다.
1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나델라는 머스크가 오픈AI와 올트먼, MS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이사회가 올트먼을 해임하며 내세운 이유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한 번도 듣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이사회는 올트먼이 "항상 솔직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임했지만, 직원 반발과 투자자 압박 속에 며칠 만에 다시 복귀시켰다.
나델라는 "그 정도 사유라면 CEO 해임 사유가 될 수 있다"면서도 "내 관점에선 완전히 아마추어 같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트먼 축출 당시 가장 우려했던 점으로 핵심 인재 유출 가능성을 꼽았다. 나델라는 "새 경영진을 지지할 준비는 돼 있었지만, 올트먼과 핵심 인력들이 경쟁 회사를 만들거나 구글로 이동하는 상황은 막고 싶었다"고 말했다.
함께 증언대에 선 오픈AI 공동창업자 일리야 수츠케버도 당시 결정이 "지나치게 성급했다"며 "이사들의 경험 부족과 부실한 법률 자문이 겹친 결과였다"고 시인했다. 직원들의 복귀 청원이 이어지자 자신도 결국 서명했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회사가 무너질 것 같았다"고 말했다.
머스크의 소송은 MS와 오픈AI, 올트먼이 비영리 조직이던 오픈AI를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공모했다는 취지다. 머스크는 올트먼 해임 사건이 벌어지자 그를 향해 '사기꾼'이라고 부르며 오픈AI가 본래의 공익적 사명을 배신했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오픈AI 측은 머스크 역시 영리 전환을 알고 있었고 오히려 지지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머스크는 2015년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회사를 공동 설립하고 초기 자금 최소 4400만 달러를 지원했으나, 경영권 갈등 끝에 2018년 회사를 떠났다. 이후 오픈AI는 2019년 영리 자회사를 설립했고, 2025년에는 공익 목적의 영리 법인 구조로 재편됐다.
이날 재판에서는 MS의 전략적 위기감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나델라는 2022년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기 전 경영진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가 IBM이 되고 오픈AI가 MS가 되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는 과거 IBM이 신생 기업이던 MS에 PC 운영체제(OS) 개발을 맡겼다가 결국 MS가 IBM을 압도하게 된 사례를 언급한 것이다.
에이미 후드 MS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는 "현재 우리는 엔비디아 위에 얇게 얹혀 있는 층에 불과하고, 핵심 지식재산(IP)은 모두 오픈AI가 갖고 있다"며 "이 정도 돈을 쓰면서도 우리의 운명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말이 안 된다"고 우려를 토로했다. 다만 그는 법정에서 MS가 오픈AI를 지배하려 했다는 주장은 부인했다.
MS는 2019년 10억 달러, 2021년 20억 달러, 2023년 100억 달러를 오픈AI에 투자하며 이 회사가 세계 최고 가치의 영리 AI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현재 MS의 오픈AI 지분은 약 27%로, 가치는 2000억 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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