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왕열 마약 공급책 '청담', 210만명분 유통…380억 상당(종합)

기사등록 2026/05/11 16:05:26 최종수정 2026/05/11 17:22:33

경기남부경찰청 마약·국제범죄수사대, 구속 송치

"모르는 사이" 부인→공범·증거에 "텔레그램 연락"

380억 규모 마약 공급…위조여권으로 공항도 통과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마약왕' 박왕열에게 마약을 공급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청담사장' 최모(51)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3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경찰청 마약·국제범죄수사대를 나서고 있다. 최씨는 2019년부터 필로폰 22㎏ 등 100억원 상당의 마약류를 국내에 밀반입하거나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6.05.03. jtk@newsis.com
[수원=뉴시스] 양효원 기자 = 박왕열 마약 공급책(상선) '청담사장' 최모(51)씨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국제범죄수사대는 11일 최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여권법 위반 혐의로 수원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최씨는 2019년 9월부터 2021년 9월까지 텔레그램에서 '청담' 또는 '청담사장'으로 활동하며 필로폰 약 46㎏과 케타민 약 48㎏, 엑스터시(MDMA) 약7만6000정 등 시가 380억원 상당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하거나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왕열로 시작한 마약 수사는 공급책 '청담사장' 최씨를 넘어 불상의 윗선까지 향하고 있다. 공급과 판매, 유통을 넘어 태국에 실제 마약을 생산하는 공장이 있는지까지 살피고 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A씨를 마약류 보관·관리 역할을 맡은 '창고지기'로 특정한 상태다. 또 B·C·D씨를 판매책으로 E씨를 해외 밀반입 공범으로 추가 파악했다. 동남아에 있는 추가 상선에 대한 수사도 구체화하고 있다.

또 국세청·관세청·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태국 등 외국기관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범죄수익 은닉·세탁 정황에 대한 분석을 계속 진행 중이다.

◆"박왕열과 모른다"던 청담사장, "텔레그램으로 연락했다" 인정

경찰은 필리핀 마약 총책 박왕열을 집중 수사하는 과정에서 최씨가 박왕열에게 마약을 공급한 공급책이라는 단서를 확보했다. 이후 경기남부청을 집중수사관서로 지정해 추적했다.

최씨 검거를 위해 지난 3월30일 추적전담팀을 편성했고 그가 해외에 체류했다고 볼 정황을 발견해 태국 주재 경찰협력관들과 협업해 은신처를 특정했다. 공조를 통해 지난달 10일 그를 현지에서 검거했다. 이어 주거지 압수수색 등을 통해 휴대전화 13대와 불법 여권 등을 확보하고 지난 1일 최씨를 국내로 송환했다.

검거 이후인 지난달 13일부터는 최씨와 박왕열과의 관계 입증을 위해 5개 사건을 병합 수사했다.

최씨는 송환 이후 이뤄진 경찰 수사에서 박왕열과 "모르는 사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경찰은 최씨와 박왕열을 연결한 '사라김' '바티칸 킹덤' '홀짝' 등 핵심 공범의 진술을 확보하고 압수한 휴대전화 13대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추궁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

최씨는 "텔레그램으로 박왕열과 연락했다"고 시인했다. 박왕열과 실제로 만난 적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과거부터 알던 '사라김'에게 밀반입한 마약류 국내 판매를 부탁했다. 사라김은 2018년 필리핀 이민국 바쿠탄수용소 수감 중 알게 된 국내 판매망을 가지고 있던 박왕열(전세계)을 최씨에게 소개했다.

최씨는 이 같은 과정을 통해 박왕열에게 케타민 2㎏과 엑스터시 3000정을 공급했다. 경찰의 증거물을 통해 확인된 내용이다. 향후 여죄 수사와 공범 수사 과정에서 공급한 마약류의 양은 더 늘어날 수 있다.

◆210만명 동시 투약분 국내에 풀렸다

최씨는 국제우편을 통해 마약류를 국내 반입한 뒤 주로 지하철 물품 보관함을 이용한 이른바 '던지기' 방식으로 유통하고 공범과 거래대금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으로 정산해 추적을 회피했다.

그는 2019년 국내에서 1.2㎏ 상당 필로폰을 밀반입 해 유통했다. 2020년 9월에는 박왕열을 소개받아 케타민 2㎏ 등을 공급했다. 이후 2020년 10월 캄보디아로 출국해 나가 본격적인 공급책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가 공급한 마약은 필로폰 약 46㎏과 케타민 약 48㎏, 엑스터시(MDMA) 약 7만6000정 등 시가 380억원 상당이다. 210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최씨는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임시 인도된 박왕열과 다르게 현지에서 검거해 강제 추방돼 수사 범위에 제한이 없었다.

경찰은 강제 송환 이후 여죄 수사에 총력을 기울여 최씨가 유통한 마약이 380억원에 달하는 것을 밝혀냈다. 당초 최씨가 유통한 것으로 알려진 마약은 100억원대 규모였다.

박왕열 경우 최초 필리핀과 송환을 협의할 당시 5개 죄명으로 인도를 청구한 상태라 이에 대해서만 기소가 이뤄졌다.

경찰은 최씨가 사용한 전자지갑을 특정해 마약 거래대금으로 보이는 비트코인 57BTC(원화 68억원 상당)도 특정했다. 현재 해당 가상자산의 흐름과 사건 간의 직접적 관련성을 분석 중이다. 마약류 밀반입·유통 가액 약 60억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는 마약 대금을 자신의 개인 계좌로 받아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우선 확인된다"며 "전체적인 범죄수익은 수사가 마무리돼야 알 수 있지만 현재까지 밀반입 한 마약류의 가액을 묶어 추징보전함으로써 금융 거래를 동결 시켰다"고 말했다.

다만 최씨 경우 매수자에게 직접 마약을 판매한 것이 아닌 박왕열 같은 판매책에게 공급을 한 역할로 마약 구매자에 대한 파악은 쉽지 않은 상태다.

◆닮은 사람 찾아 '합성' 위조 여권으로 인천공항 통과

최씨는 2018년 이후 타인 사진을 합성해 타인 명의 여권을 부정 발급 받은 뒤 2020년 10월 코로나19 시기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인천국제공항 대면 심사를 통과, 캄보디아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는 위조 여권을 만들기 위해 조력자로부터 자신과 닮은 사람을 소개 받았다. 이후 자신의 얼굴과 소개받은 사람의 얼굴을 합성해 최대한 자신과 비슷하지만 다른 얼굴을 만들었고 타인의 신분을 이용해 여권을 발급 받았다.

최씨에게 사람을 소개하고 위조 여권 발급을 도운 조력자는 이미 관련 혐의로 처벌 받은 상태다.

그는 이 여권을 들고 2020년 10월 인천국제공항 대면 심사를 통과해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최씨로부터 8개의 위조 여권을 압수했다.

당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 돼 대면 심사 과정에서 얼굴 식별에 어려움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캄보디아에서 태국으로 이동할 때 역시 위조 여권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은 개인의 삶을 망치고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민생 침해 범죄"라며 "국민의 일상으로 침투한 마약 유통망에 대해 저인망식으로 수사하는 것은 물론 가상자산을 이용한 신종 거래수법에 대해 모든 역량을 투입해 지구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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