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 "고의·중과실 없으면 면책" 요구
최교진 "법무부 등과 협의 중…이견 있다"
주요 핵심 중 하나로 교육활동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교사 면책 여부가 떠오르면서 법제화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 7일 체험학습 활성화를 위한 법령 개정을 위해 법무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2년 현장체험학습 중 일어난 안전사고와 관련해 교사에 대한 책임 논란이 제기된 이후 학교 현장에서는 현장체험학습이 위축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의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쟁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2월 춘천지법은 2022년 속초 현장체험학습 중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주차장에서 차량에 치여 숨진 사고와 관련해 인솔 교사에게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적용,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올해 1월에는 광주지법 목포지원이 2023년 전남 목포에서 현장체험활동 중 특수교육 학생이 인근 선착장 앞 바다에 빠져 숨진 사고에서 인솔 교사들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해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교육부는 그간 국회와 협력해 2024년과 2025년 두 차례 교사의 면책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한 법률 개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모호한 규정 탓에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된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은 학교장·교직원 등이 '안전사고 관리 지침에 따라 안전조치의무를 다한 경우에는 학교안전사고에 대해 민사상·형사상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는데, 정작 안전조치의무의 구체적 기준이 모호해 그 적절성을 판단하는 부담까지 고스란히 교사에게 전가되는 실정이다.
최 장관은 "교사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묻지 않는 판결이 나왔어야 하는데 아쉽게도 우리 뜻과는 다른 판결이 나와 어려운 마음"이라며 "교육부는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법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률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부처간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며 "교육부는 교사 입장을 담아 법제화를 요청하고 있지만 법무부, 법제처는 다른 공무원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어 어려움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교사들은 체험학습을 포함한 교육활동은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 기본권에 해당하는 만큼 고의나 중과실이 아닐 경우 면책권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민석 교권상담소장은 "체험학습을 비롯한 교육활동을 하며 학생들이 성장하는 건데 이 과정에서 다칠 수도 있고, 물론 그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되지만 불의의 사고가 있을 수도 있다"며 "그렇다고 매번 교사 목을 날릴 수 있는 형사 처벌이 이뤄지면 어떤 교사가 그 활동에 나서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소장은 "해당 형법 조항은 수십년 전부터 있었지만 사실 문제가 되고 있는 건 최근인데 교권 추락과 함께 학부모 민원, 고소 등이 빈번해지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교육 활동도 위축되는 것"이라며 "교육부 장관이 이 같은 상황에 대한 명확한 얘길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 악성민원에 대한 교육감 맞고소 의무제 등도 거론되고 있다.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 책임제는 국가공무원인 교사의 고용주인 국가가 소송이나 법적 분쟁 절차를 대신하는 제도다. 현재는 교육활동 관련 법적 분쟁이 생기면 교사 개인이 변호사를 고용해 대응해야 하는데 교육지원청이나 교육청 등이 이를 대리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악성민원 맞고소 의무제는 교원지위법상 악성 민원에 해당할 경우 정당한 교육활동을 침해한 것으로 간주하고 교육감이 맞고소를 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강주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은 "대통령의 발언이 현장의 절박함을 제대로 이해한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려면 현장 교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소송 등 사법적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법적 보호체계가 명확히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 교육활동과 관련된 부분을 어디까지 법제화하느냐를 두고 고민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 장관은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힘든 문제를 구체적인 법 조항으로, 사법 체계에 넣는 것이 타당할까에 대한 끝없는 질문이 교육계 내에 존재한다"며 "교육활동을 할 수 있는 문제를 사법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지, 이게 쌓이면서 교사 스스로를 옥죄는 상황이 된 것 아닌지, 교육공동체 회복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닌지 등을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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