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 9명 재판행
코스닥 상장 '듀오백' 주식 시세 조종
290억 상당 거래 14억 부당이득 혐의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검찰이 현직 증권사 간부, 인플루언서 남편인 재력가, 전직 축구선수 등이 연루돼 논란이 된 코스닥 상장사 시세조종 사건의 일당을 재판에 넘겼다. 이번 사건은 시세조종 관련 첫 '자진 신고자 형벌 감면'(리니언시) 사건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부장검사 신동환)는 자본시장법, 금융실명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총책급 3명을 구속 기소, 공범 6명을 불구속 및 약식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스스로를 2009년 개봉한 영화 '작전'의 실제 인물이라고 주장하는 기업사냥 전문가도 포함됐다.
이들은 지난 2024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다수의 차명계좌를 통해 코스닥 상장사 '듀오백' 주식에 대한 다량의 시세조종성 주문을 제출해 최소 14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범행 과정에서 통정·가장매매 265회, 고가매수주문 1339회 등 다량의 시세조종성 주문을 제출해 최소 289억원 상당(약 844만 주 매도·매수)의 거래를 하고 주가를 조작, 상승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2025년 1월 13일 기준 1926원이었던 해당 주식의 종가기준 주가는 같은 해 2월 17일 기준 3965원까지 상승했다. 2월 24일에는 장중 최고가가 4105원에 달했으며, 거래량은 최대 400배까지 폭증하기도 했다.
재력가 C씨의 경우 배우자 양모씨의 사기 혐의 피소 사건 무마 청탁 등 명목으로 2025년 2월과 7월 경찰관 K, L에게 2차례 유흥주점 향응을 제공하고, 7월 경찰관 K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번 사건은 시세조종 관련 처음으로 자수자가 대검찰청에 접수한 리니언시 신청을 토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합수부는 위 정보를 단서로 검사, 수사관 및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 파견 인력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꾸렸다.
검찰 수사 결과 현직 증권사 간부 B를 이른바 '선수'로 두고 있떤 유명 시세조종 전문가 A가 듀오백 주식에 대한 시세조종 작전을 기획하고, 이에 필요한 자금과 차명계좌, 대포폰 제공, 차명 주식거래, '펄 붙이기'(허위 호재) 등을 함께 할 파트너로 재력가 C, 전주 D, 선수 E를 만나며 이번 범행이 시작됐다.
C와 D는 시세조종에 사용할 현금 30억원과 차명계좌, 대포폰을 B가 재직 중인 대신증권 사무실로 전달했고, 이를 전달받은 공범들은 2025년 1월 14일경부터 본격적인 시세조종을 시작했다.
이들은 듀오백 주식을 1900원대에서 최대 7000원 이상까지 상승시킨 후 차명으로 매수한 주식들을 처분해 A측과 C측이 절반씩 수익을 나눠가질 것을 계획했다.
그 과정에서 ㄱ팀 총책 A는 현직 증권사 부장인 B와 수시로 연락하며 제공받은 차명계좌와 대포폰을 이용해 C측 선수들과 각종 시세조종성 주문을 제출하고 주가조작 범행을 주도했다.
C측은 시세조종 자금과 도구를 제공한 것 외에도 자신의 인맥을 동원해 주식에 펄붙이기 역할을 담당하고, 선수 E로부터 주가조작 상황을 계속 보고받았다.
그러다 2025년 3월 14일 A측 공범의 배신으로 주식이 하한가를 기록하자 다시 주가를 올릴 시세조종 선수로 축구선수 출신 F를 영입해 추가 매수세 유입과 주가조작을 시도하기도 했다.
검찰은 사건을 수사하던 중 C가 서울 강남경찰서에 재직 중인 현직 경찰관 등에게 공범인 E의 형사사건 및 본인 가족의 형사사건 등에 관한 청탁을 하며 금품을 공여한 사실을 포착했다. 이 중 범행을 인정한 C의 혐의를 이번에 기소하고 남은 사건은 계속 수사 중에 있다.
검찰은 올해 2월에는 대신증권 본사와 관련자들의 주거지를, 4월에는 서울 강남경찰서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거쳐 올해 남부지검에 신설된 범죄수익환수부와 연계해 관련 불법자산을 동결했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시세조종 범죄는 주식시장 질서를 무너뜨리고 국민 경제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대표적 주가조작 범죄"라며 "수많은 일반투자자에 피해를 전가하는 서민다중피해범죄"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주가조작 사범은 반드시 패가망신한다는 사실을 주지시키고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금융범죄 분야 법률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주식시장을 교란하고 국민 신뢰를 훼손하는 비위 행위에 단호하게 대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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