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취리히공대, 적외선 반도체 소재 '합성 비밀' 풀었다

기사등록 2026/05/07 16:52:07

자율주행·스마트 가전 소재 국산화 기틀 마련

'디커플링' 공정 도입…차세대 소재 설계 패러다임 제시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성균관대 김효인 석박통합과정, 정소희 교수, 취리히 공과대학 막심 코발렌코 교수, 김미리 박사. (사진=성균관대 제공) 2026.05.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시은 인턴 기자 = 자율주행차와 스마트 가전의 '눈' 역할을 하는 적외선 반도체를 독성 물질 없이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성균관대는 에너지과학과 정소희 교수 연구팀이 'Ⅲ-V 나노결정'의 합성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하며, 반도체 소재 설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7일 밝혔다.

적외선 기술의 핵심인 반도체 소재는 기존 납(Pb) 기반 소재의 유독성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대안인 'Ⅲ-V 나노결정' 역시 복잡한 제조 공정 탓에 대량 생산과 정밀 제어에 어려움이 따랐다.

이를 해결하고자 연구진은 나노결정이 만들어지는 단계와 원료 전구체가 반응성을 얻는 단계를 분리해 관찰하는 '디커플링(decoupling)' 전략을 도입했다.

연구진은 특정 금속 복합체(금속-아미드)가 열을 받을 때 단계적으로 성질이 변하며 반도체의 원료가 되는 닉토젠 전구체를 환원·활성화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온도를 조절해 반응성이 제어된 전구체를 미리 준비하고, 이를 나노결정 합성에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경험에 의존해 소재를 만들던 방식에서 벗어나, 화학적 원리에 기반한 '설계 전략'을 세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전구체(원료 물질)는 상온에서도 안정적일 뿐만 아니라 대량 생산 공정에도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그간 베일에 싸여 있던 무거운 닉토젠 원소의 환원 반응 과정을 밝혀낸 이번 연구는 고성능 적외선 광소자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위) 닉토젠 환원 제어 메커니즘 모식도, (아래) 합성된 'Ⅲ-V 반도체 나노결정'의 흡수 스펙트럼과 투과전자현미경(TEM) 이미지. (사진=성균관대 제공) 2026.05.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정 교수는 "이번 성과는 복잡한 화학 반응 속에 숨겨져 있던 반도체 합성의 비밀을 논리적으로 풀어낸 결과"라며 "중·고등학생들이 배우는 화학적 원리가 어떻게 실제 첨단 기술인 자율주행 센서나 야간 감시 카메라의 성능을 높이는 데 쓰이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성균에너지과학기술원(SIEST)의 노벨 클래스 석학이자 스위스 취리히 공과대학(ETH Zurich)의 막심 코발렌코(Maksym V. Kovalenko) 교수팀과의 협력을 통해 진행됐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삼성전자의 지원 아래 수행됐으며, 화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ACS·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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