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방송법 개정안 의결…KBS·MBC 중계 의무화로 시청권 강화
JTBC 중계권 독점 논란 해소 차원…지상파 재판매 의무 부여
코바코·시청자미디어재단 통합 ‘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설립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올림픽·월드컵 등 국민적 관심이 큰 체육경기와 주요 행사에 대한 ‘보편적 시청권’ 보장을 강화하는 법안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과방위는 7일 전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방송법 개정안을 여당 주도로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처리에 반발해 퇴장했고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 국민관심 행사, 지상파 실시간 중계 의무화…과잉입법 지적도
방송법 개정안은 월드컵, 올림픽 등과 같은 주요 행사를 국민이 별도 비용 부담 없이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KBS, MBC의 중계가 의무화 된다.
이번 개정 논의는 최근 불거진 JTBC의 스포츠 중계권 독점 논란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최근 JTBC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의 월드컵 중계권을 독점 확보한 뒤 지상파 3사(KBS·MBC·SBS)와 재판매 협상 과정에서 마찰을 빚은 사태가 이번 법 개정의 계기가 됐다. 특정 사업자가 국가적 행사의 중계권을 독점해 고가로 재판매하는 구조적 문제와 함께, 지상파 직접수신 가구 및 디지털 취약계층의 시청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중계권 계약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중계방송권자 등은 계약 체결일부터 30일 이내에 계약 기간과 금액, 중계 범위 등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소급입법 논란이 제기됐던 적용 대상과 관련해서는 부칙에서 별도로 정했다.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되, 법 시행 이후 개최되는 국민관심행사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다만 이날 법안 심사 과정에서는 과잉입법 우려도 나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보편적 시청권 확대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행 기준상 일정 수준 이상의 가시청률을 확보한 사업자가 중계하면 보편적 시청권 기준을 충족하는데, 개정안이 지상파 방송사에 중계 비용 부담을 사실상 강제할 수 있다고 봤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JTBC의 커버리지가 96.8%로 현행 기준인 90%를 넘는 점을 들어 "JTBC만으로도 보편적 시청권의 기준이 충족된 것 아니냐"며 "이 법이 통과되면 수혜를 보는 것은 JTBC"라며 "JTBC가 비싸게 사 온 것을 지상파가 의무적으로 사줘야 하는 것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90%가 기준이면 나머지 10%는 버려도 된다는 뜻이냐"며 "단지 접근권만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영향력 있는 지상파가 우리 선수들의 성과를 전 국민이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측면도 중요하다"고 반발했다.
◆ 시청자미디어재단·코바코 통합…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설립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설립을 위한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도 여당 주도로 의결됐다.
개정안은 시청자미디어재단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를 통폐합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산하에 '한국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을 설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방미통위 출범 이후 방송미디어 진흥과 규제 기능은 일원화됐지만, 관련 사업 상당수는 여전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과 협회에 나뉘어 수행되고 있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서도 여야 일부 의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바코와 시청자미디어재단의 기능은 이질적"이라며 “기계적이고 몸집 불리기식 통합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고 지적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또한 "이 기관이 어떤 기능과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 기존 기관들 관계는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사회적 논의가 부족해 실제 목적에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민주당 김현 의원은 "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설립을 통해 흩어져 있는 방송미디어통신 분야의 역할들을 한꺼번에 할 수 있게 됐다"며 "만시지탄이고 감개무량"이라고 말했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은 법안 의결 이후 "월드컵·올림픽 등 중대한 국민 관심 행사는 하나 이상의 지상파 방송을 통한 실시간 중계로 국민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시청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모두가 공존·공생하는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를 모색하고, 방송법상 보편적 시청권이라는 공적 책무를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설립과 관련해서는 "공공기관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방송미디어통신 진흥 관련 사업을 내실 있게 추진하기 위한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며 "방송미디어통신 분야 신사업 추진을 위한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전체회의는 22대 국회 전반기 과방위의 마지막 회의로 진행됐다. 한편 이날 회의는 22대 국회 전반기 과방위의 마지막 전체회의로 진행됐다. 여야 의원들은 회의 말미에 지난 2년간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방송통신 현안을 두고 이어온 논의와 입법 성과를 돌아봤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등 남은 현안에 대해서는 정부의 후속 대응 필요성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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