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패키지 수출' 본격화
전투기 단품 경쟁력 한계
엔진·위성·AI 결합 주목
KF-21 수출 경쟁력 변수
방산 중복 투자 감소 효과
미래 전장 융합체계 부상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최근 한화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간 통합 가능성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단순 인수합병(M&A)을 넘어 항공·우주·지상무기를 아우르는 통합 체계 구축으로, K방산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한화의 엔진·우주 사업과 KAI의 항공 플랫폼 역량이 결합되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패키지 수출 경쟁력과 미래 전장 대응 능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KAI 결합론 부상…K방산 통합 경쟁력 주목
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방산업은 분야별 역할이 분산된 구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상무기와 엔진, KAI는 항공 플랫폼, LIG넥스원은 유도무기와 레이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함정 사업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산업 초기에는 효율적인 역할 분담 체계로 평가받았지만, 최근에는 미래 경쟁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미래 전장이 항공·우주·무인체계·인공지능(AI) 기반 전투체계 중심으로 빠르게 융합되면서 개별 플랫폼 중심 사업만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최근 해외 수주전에서는 단순 무기 판매보다 전투기·미사일·위성·정비(MRO)·훈련체계·정보체계를 묶은 패키지 수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처럼 기업별 사업 영역이 분산된 구조에서는 통합 대응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드론·위성·무인체계·AI 전투체계 등 미래 사업 분야에서 기업 간 반복되는 중복 투자도 문제다.
각 사별로 비슷한 연구개발(R&D)이 이어지면서 K방산 전체적으로는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한화-KAI 연계 가능성을 과거보다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항공엔진 사업과 한화시스템의 위성 사업, KAI의 항공 플랫폼 역량이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KF-21 전투기 양산과 향후 수출 확대 과정에서도 항공기 플랫폼뿐 아니라 엔진·레이더·무장체계·정비 체계를 아우르는 종합 경쟁력이 중요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전차와 전투기 등 개별 무기 중심 경쟁이었다면 지금은 전체 시스템을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라며 "국내 방산 구조도 미래 전장 환경에 맞는 방향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KAI 결합, 독점 가능성 제한적"
일각에선 K방산 재편론을 둘러싼 우려도 적지 않다.
특정 그룹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 독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협력업체 종속 구조 심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방산산업 특성상 공공성과 국가 안보 측면 역시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한화그룹의 KAI 인수가 독점으로 분류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우선 현재 국내 방산 시장은 지상·해양·항공·유도무기 등으로 세분화돼 있으며 현대로템·HD현대중공업·LIG넥스원 등 경쟁 사업자가 존재한다.
또 방위사업청이 사실상 단일 구매자로 강한 협상력을 보유하고 있어 공급자의 시장 지배력이 제한된다.
공정거래위원회도 한화오션 결합 당시 특정 부품 시장에 한정해 시정조치를 부과한 바 있다.
특정 부품 시장의 경쟁 제한에 대한 우려만 나타내고, 방산 시장 전체 관점에서는 독점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LIG넥스원 등 다른 기업들도 KAI 인수를 검토 중인 점 역시 한화의 독점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도 K산업 재편 논의 자체는 더 이상 피하기 어려운 흐름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미래 전장 환경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기존 산업 구조만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K방산 호황기로 보이지만 앞으로는 기술과 통합체계 경쟁이 훨씬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한국도 현재의 분산 구조를 유지할지,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지 선택해야 하는 시점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한편 KAI 노조는 한화그룹의 지분 확대와 경영 참여 움직임에 대해 반발했다.
노조는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한화그룹의 지분 확보를 사실상 지배력 강화 시도로 규정하고, "경쟁 기업의 경영 참여가 핵심 정보 유출과 산업 생태계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고용 불안과 조직 개편 가능성을 우려하며 경영 참여 저지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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