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헌법에 영토조항 신설 "남쪽으로 한국과 접해"…김정은 '핵 사용 권한' 최초 명시(종합)

기사등록 2026/05/06 15:14:03

이정철 서울대 교수 "북한, 정상국가화 위해 헌법 디자인한 듯"

영토 조항 신설 "영역 침해 절대 허용 안해"…적대적 표현은 없어

국무위원장 핵사용 권한 첫 명시…사용 권한 위임 근거도 마련

'통일' 개념 사라져…서문에서 '김일성·김정일 헌법' 표현도 없어져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3월 23일 평양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5기 1차회의 2일회의를 개최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6.03.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북한이 헌법 개정을 통해 북측 지역만 영토로 규정한 영토 조항을 신설하고 국무위원장의 핵 사용 권한을 최초로 명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정철 서울대 교수는 6일 오전 통일부 기자단을 대상으로 열린 전문가 간담회에서 지난 3월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 회의 관련 중요 동향을 평가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개정된 헌법을 파악한 바에 따르면 가장 큰 첫인상은 북한이 정상국가화 이미지를 갖기 위해 전체적인 헌법을 디자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를 거듭 강조해 왔으나 이 교수는 "이번 헌법에서는 '적대적'이라는 형용사와 관련된 표현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인상을 받았다"라고 했다.

이어 "영토 조항을 신설하고 국가성을 강조하는 표현들과 규정들은 생겼지만 그럼에도 적대적 관계, 교전국 관계 등 성격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남북평화공존으로 가는 하나의 인프라가 마련될 수 있겠다는 희망적 판단을 해볼 수 있는 헌법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새 영토조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역은 북쪽으로 중화인민공화국과 러시아 연방, 남쪽으로 대한민국과 접하고 있는 영토와 그에 기초하여 설정된 영해와 영공을 포함한다"라고 명시했다. 아울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영역에 대한 그 어떤 침해도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라고 명시했다.

이는 북한 주권 영역을 포괄적으로 규정, 해당 영역에 대한 '불가침성'을 명문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시 평정', '제1적대국 교양' 등 대남 적대 문구도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남쪽의 육상, 해상 경계선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데 대해 이 교수는 "해상경계선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타협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분쟁 요인을 만들고 싶지 않은 의사가 있지 않을까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또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하여 투쟁한다'는 내용이 헌법에서 삭제되는 등 '통일' 개념이 모두 사라졌다.

이 교수는 헌법 서문에서 김일성·김정일 헌법이라는 표현이 사라졌다며 "그 과정에서 사회주의 헌법이란 표현까지 사라진 것 아니냐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또 "사회주의 자립적 민주 경제 노선 표현은 자립적 민주 경제 노선으로 수정하는 등 북한이 정상국가로서 일반적 헌법의 형태를 띠기 위해 이런 변화를 꾀한 것 같다"라며 "경제적 조치에서 보면 '무상치료', '세금없는 나라' 등 표현을 다 삭제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이미 탈북민들에 따르면 사실상 세금을 내고 있다고 한다"라며 시장 원리가 깊숙이 수용된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또 "헌법이라는 최고 수준의 문서에 어울리지 않는 전투적 표현도 많이 삭제했다"라며 "전반적으로 표현들이 순화되고 굳이 사회주의적 성격을 강조하지 않아도 될 수 있는 조치들로 헌법 디자인을 마련하지 않았느냐는 판단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북한 국무위원장 권한을 상당 부분 강화한 점도 특징이라고 이 교수는 밝혔다.

헌법상 국가기관 배열 순서에서 최초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에 앞서 배치했다. 이 교수는 "국무위원장이 가장 앞서 권한이 명기되고 책임과 소환권이 삭제됐다"라며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권한은 국무위원장에만 유일하게 줬다고 돼있는 등 종합해보면 국무위원장 권한이 상당히 강화됐다"라고 했다.

핵 문제와 관련해선 국무위원장의 핵사용 권한이 최초로 명시됐으며 모든 무력에 대한 통솔권이 명문화됐다. 특히 핵무력지휘기구에 대한 핵 사용 권한 위임 근거도 마련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교수는 "핵무력지휘권을 국무위원장이 독점한다고 넣었으며 지휘기구에 핵무력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고 추가로 들어가 있다"라며 "만약 (김 위원장이) 해외를 나가게 되면 위임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만들어놨다고 해석된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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