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분만 차질…센터 기능 '미흡'
산과 전문의 2명 중 1명은 해외 연수
지역의사제는 중장기…단기대책 필요
준공영제·공공산부인과도 한계 존재
[청주=뉴시스] 연현철 서주영 기자 = 충북지역 부실 응급 분만 체계 개선을 위한 제도적 보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뉴시스 5월4일 보도>
고위험 산모 분만과 신생아 치료를 담당하는 권역모자의료센터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도내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인 충북대학교병원은 2015년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로 선정된 이후 현재 권역모자의료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충북대병원은 해마다 6억원의 국비를 지원받고 있지만 인력 부족 등으로 24시간 분만 체계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산부인과 전문의 5명 중 출산·분만을 담당하는 '산과' 전문의는 2명뿐이다. 이마저도 1명은 해외연수로 현재 1명만 근무하고, 당직 근무도 주 2회에 불과하다.
나머지 3명은 여성 질환을 담당하는 '부인과'로, 당직 근무 중 발생한 응급 분만 대응에는 한계가 따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의사제'는 중장기 대책에 그쳐 당장 현장 공백을 메우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지역의사제는 의과대학 입학 단계부터 지역 인재를 선발해 일정 기간 해당 지역에서 의무 근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학비 등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의대 졸업생이 5년에서 10년가량 지역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구조다.
문제는 장기간의 의사 양성·배출 과정이다.
의사 양성에 통상 10년 이상이 소요되고 수련 기간까지 감안하면 실제 현장 투입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분야는 업무 강도와 의료사고 부담이 커 단순 인력 확충만으로 기피현상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필수의료 준공영제는 민간 의료기관에 인건비·운영비 등을 지원하는 대신 필수의료 분야 진료를 유지하도록 하는 제도다. 인력 유출 방지와 의료 공백 최소화가 목적이다.
공공산부인과는 분만 취약지에 산부인과를 설치·운영하거나 기존 병원을 지정해 분만 기능을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정책 사업이다. 지역 출산 인프라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만 이들 정책 역시 단순 재정 지원만으로 근본적인 인력난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전문의 확보와 안정적인 운영 기반 마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중장기 인력 확충 대책과 단기 정책을 병행하는 종합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양승덕 충북도의사회 회장은 "권역모자의료센터로 지정된 충북대병원조차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병원들이 응급분만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모든 의료기관이 현재 여건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단순히 재정 지원을 늘린다고 기존에 하지 않던 일을 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필수의료 준공영제는 책임에 비해 보상이 충분하지 않아 의료 인력을 유인하기 어렵다"며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환자 진료 결과에 대한 책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지역의사제로 근무하는 의사는 10년 후에야 제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산과 전문의 자격을 갖추고도 여러 이유로 출산·분만 현장을 떠난 의사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오후 11시3분께 청주시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에 입원한 29주차 산모 A(30대)씨의 상급 의료기관 긴급 전원 조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해당 병원은 조산 증세로 입원한 A씨의 지속된 출혈과 태아 심박수 하락 등으로 충청권 병원 6곳에 이송 가능 여부를 문의했으나 수용 불가 답변을 받자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충북대병원 산부인과 당직자는 부인과 전문의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전국 19개 시도 본부 구급상황관리센터에 환자 정보를 공유했고, 각 센터는 병원 41곳에 수용을 요청했다.
부산 동아대학교병원은 가장 먼저 수용 가능 의사를 밝혔다.
이 과정에서 34곳은 수용을 거부했으나 일부는 뒤늦게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5곳은 회신 대기 중 병원 선정으로 요청 취소됐고, 나머지 1곳은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3시간 20여분 만인 2일 오전 2시25분께 병원에 도착해 응급 분만 수술을 받았으나 태아는 숨졌다. A씨는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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