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전 비판' 레오 14세·'교황 옹호' 멜로니 총리 공개 비판
4일 폴리티코 유럽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7~8일로 예정된 이탈리아와 바티칸 방문 기간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과 귀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 피에트로 파롤린 바티칸 국무원장 등과 만날 계획이다.
레오 14세, 멜로니 총리와 회동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지난해 5월 JD 밴스 미 부통령과 함께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교황 즉위 미사에 참석한 바 있다.
이탈리아 언론은 루비오 장관의 방문을 '관계 개선'을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보름전 이란전쟁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한 레오 14세를 맹렬히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멜로니 총리가 레오 14세를 옹호하자 유럽에서 손 꼽히는 친(親)트럼프 성향 인사임에도 독설을 퍼부었다.
가톨릭 역사상 첫 미국인 교황인 레오 14세가 미국의 이란 공격을 비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다.
레오 14세는 미국이 2월28일 공격한 이후 종교적 명분을 내세워 이란전쟁을 정당화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전쟁을 신앙으로 정당화하는 것은 신성모독", "하느님은 어떤 전쟁도 축복하지 않는다", "전쟁하는 지도자의 기도는 하느님께 닿지 않는다" 등 신학을 토대로 제동을 걸어왔다.
레오 14세는 지난달 16일 "세상이 소수의 폭군들에 의해 황폐해지고 있다"며 "자신의 군사적·경제적·정치적 이익을 위해 종교와 하나님의 이름을 이용하고, 신성한 것을 어둠과 오물 속으로 끌어들이는 자들에게 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레오 14세의 행보에 "이란이 핵무기를 가져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교황을 원하지 않는다"며 "레오 14세는 범죄에 나약하고 외교 정책은 최악"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레오 14세는 미국인이기 때문에, 나를 상대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교황으로 선출됐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로 묘사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를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가 종교계는 물론 지지층까지 반발하자 삭제하는 촌극까지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교황 때리기에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이후 교황과 공개적으로 맞선 유일한 정치 지도자(월스트리트저널)'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레오 14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두렵지 않다고 받아쳤다.
멜로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교황 때리기에 침묵하다 야권의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달 13일 교황을 옹호하는 성명을 냈다.
그는 성명에서 "교황은 가톨릭교회의 수장이다. 그가 평화를 촉구하고 모든 형태의 전쟁을 규탄하는 것은 당연하고 정상적인 일"이라며 "교황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용납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인 14일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전화 인터뷰에서 "그(멜로니 총리)야말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끈했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가져서 기회만 되면 몇 분 안에 이탈리아를 파괴할 수 있다는 점에 무관심해보인다"며 "나는 그에게 충격받았다. 그가 용기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틀렸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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