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플레이션' 정면 돌파?…애플, 아이폰 18 프로 '가격 동결' 승부수 던질 듯

기사등록 2026/05/04 10:14:14 최종수정 2026/05/04 10:58:24

메모리 가격 90% 급등 악재에도 '심리적 저항선' 1099달러 유지 관측

기본 모델로 점유율 지키고 고용량 모델로 수익성 보전하는 '두 토끼' 전략

국내 출고가는 환율 변수 여전…삼성 등 경쟁사 가격 정책에도 영향

[쿠퍼티노=AP/뉴시스] 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아이폰 17 프로가 공개되고 있다. 2025.09.10.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애플이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 18 프로' 시리즈의 시작 가격을 동결하며 정면 돌파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반도체 가격 급등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공격적인 전략으로 풀이된다.

4일 GSM아레나 등 외신에 따르면 IT 팁스터(정보유출자)들은 애플이 아이폰 18 프로와 아이폰 18 프로 맥스에 대해 이른바 '이원화 가격 전략'을 펼칠 것이라는 분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소비자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작 가격은 묶어두되, 저장 용량이 큰 고가 모델의 가격을 올려 수익을 맞추는 방식이다.

◆"기본 모델은 미끼"…고용량 모델로 수익 상쇄

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부품값 인상으로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가 폭발하면서 모바일용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가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90% 이상 급등했다. 기업용 SSD 수요 폭증으로 인해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가격 또한 전 분기 대비 평균 60% 가량 올랐다.

이로 인해 과거 제조 원가의 10% 수준이던 메모리 비중은 최근 20%를 넘어섰다. 하반기 부품 매입 원가는 작년보다 두 자릿수 이상 오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러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가격 동결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이유는 시장 점유율 방어와 직결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홍콩 하이통 국제증권의 제프 푸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아이폰 18 프로 라인업에 상당히 공격적인 가격표를 붙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짚었다.

구체적인 액수는 명시되지 않았으나, 시장에서는 아이폰 18 프로의 시작 가격이 전작과 동일한 1099달러(약 162만원, 미국 기준), 프로 맥스는 1199달러(약 176만원)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가격 변동이 없다'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초기 구매 수요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착한 가격'은 기본 모델에만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512GB나 1TB 등 고용량 모델의 가격을 이전보다 더 크게 올릴 가능성이 높다. 고사양을 원하는 헤비 유저들에게 비용 부담을 넘겨 기본 모델의 원가 상승분을 메꾸겠다는 계산이다.

애플의 이 같은 전략은 '급 나누기'를 통한 수익 극대화 방식과 궤를 같이한다. 램 용량 확대와 고성능 AP 탑재로 인해 발생하는 하드웨어 비용 부담을 특정 모델에 전가함으로써 전체적인 평균 판매 단가(ASP)를 끌어올리려는 계산이다.

◆국내 출고가는 '환율'이 변수…경쟁사도 긴장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환율이 최대 변수다. 애플이 미국 현지 가격을 동결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국내 출고가는 뛸 수밖에 없다. 반대로 국내 가격까지 묶인다면 대기 수요가 대거 몰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이번 실험이 성공할지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고물가 시대에 '가격 동결'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효과는 크지만, 고용량 모델의 과도한 가격 인상이 소비자 피로감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이 같은 행보가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의 플래그십 가격 정책에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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