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청와대 영빈관서 노동절 기념식…민주노총 위원장 첫 참석
한국노총 "'노동절'이란 오랜 숙제 끝내…AI시대, 노동권 보장해야"
민주노총 "이름·휴일 바뀌어도 현실 그대로…특고 등 권리 보장"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63년 만에 '근로자의 날'이 '노동절'로 명칭 복원된 가운데, 양대노총 위원장들이 "인공지능(AI) 전환과 산업구조 변환 속에서 노동기본권 보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정부는 1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노사정 대표자와 노동자 130여명이 참석하는 노동절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과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나란히 자리했다. 민주노총 위원장이 정부 주관 노동절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양대노총 위원장이 정부 노동절 기념식에 함께 참석한 것도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노동절이 본래의 이름을 되찾고 법정 공휴일로 자리매김한 뜻깊은 날"이라며 "이 역사적인 순간을 모든 노동자, 국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기념사의 운을 뗐다.
그는 "이승만 정권은 반공 이데올로기를 내세워 노동절을 한국노총의 전신 대한노총 결성일인 3월 10일로 바꾸었고, 박정희 정권은 근로자의 날로 바꾸어 적지 않은 기간 동안 한국의 노동절은 한국노총의 창립 기념일로 운영됐다"며 "일각에서는 그 당시가 한국노총의 높은 위상을 보여주지 않느냐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과거 노동절이 3월 10일로 된 것은 한국노총의 의지가 아니었지만 이로 인해 오랜 시간 '어용노조'라는 부당한 평가에 시달렸다"며 "날짜도 이름도 모두 제자리를 찾은 한국노총은 비로소 그 굴레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졌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제1노총으로 모든 국민 앞에 당당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AI라는 거대한 문명 전환의 시기에 기술의 진보가 모든 이에게 축복이 되기 위해서는 노동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노동을 하면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삶을 누릴 수 있어야 하고 교육, 주거, 의료에 대한 걱정이 없어야 한다. 노동이 자아를 실현하는 도구가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양 위원장은 "노동절이 이름을 되찾기까지 63년이 걸렸는데, 우리 사회의 변화와 발전 속도에 비하면 노동에 대한 존중은 더딘 것이 아닌가 하는 방증"이라며 "오늘 마냥 기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오지는 못했다"며 복직 투쟁 중인 노동자들과 최근 사고로 숨진 화물연대 조합원 등을 언급했다.
그는 "노동자들의 처지는 노동절 이름이 바뀌었다고, 오늘이 휴일로 바뀌었다고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현실"이라며 "우리 사회는 국제질서의 변화와 AI 도입에 따라 거대한 전환에 직면해있다"고 말했다.
또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 노동기본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노동자들에게 노동기본권을 법과 제도로 보장하고, 노동조합으로 단결해 자본의 공세에 맞설 수 있도록 힘을 줘야 한다"며 "정부가 먼저 모범적 역할을 해야 하고 민간이 그에 따르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노조 조직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특수고용, 플랫폼, 프리랜서로 이름 붙은 노동자들에게 노동자라는 자격과 이름을 온전히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산업재해와 장시간 노동 문제 해결도 과제로 제시했다.
양 위원장은 "중대재해처벌법 1호 사업장이었던 삼표의 대표는 무죄를 받았고, 23명의 노동자가 희생된 아리셀의 대표는 징역 4년을 받았다"며 "이러한 현실 속에서 노동 현장의 안전은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절은 미국 시카고 노동자들의 피어린 투쟁을 계승하는 날로, 목숨을 걸고 8시간 노동을 외친 그 뜻을 이어 밤샘 노동과 장시간 노동을 멈춰야 한다"며 "민주노총은 모든 노동자의 노동 기본권과 공공성 강화를 위해 노력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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