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은 관망, 외곽은 상승…서울 집값 '탈동조화' 뚜렷[양도세 중과 초읽기①]

기사등록 2026/05/01 06:00:00 최종수정 2026/05/01 06:10:26

대출 규제·세제 개편 시사…강남권 주택 수요 주춤·거래 부진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외곽지역 아파트값 상승 압력 지속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7일 서울 강북구 북서울 꿈의 숲 전망대에서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다섯째 주(3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0.27%), 성북구(0.27%), 관악구(0.26%), 노원구(0.24%), 구로구(0.24%) 등 중저가 단지가 많은 외곽지역에서 0.2%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서울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전세 매물 부족으로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진 데다, 다주택자 매물이 나오며 기존 호가보다 낮은 급매물이 등장하자 내 집 마련에 나선 실수요자들이 서울 외곽지역으로 몰리며 집값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6.04.07.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상급지와 중저가 지역 간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집값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는 최근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외곽 지역은 매수세가 이어지며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대출 규제 강화와 보유세 인상 가능성 등 정책 불확실성 영향으로 분석된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매수 심리가 위축된 반면, 10억~15억원 수준의 중저가 단지는 실수요 중심으로 거래가 유지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넷째 주(27일 기준)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4% 상승했다. 상승폭은 전주 대비 0.01%p 줄었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구는 -0.02%로 10주째 하락 흐름을 이어갔고, 송파구는 0.13%, 서초구는 0.01%로 상승 전환했다.

반면 동대문구(0.21%), 중랑구(0.21%), 성북구(0.21%), 금천구(0.21%), 관악구(0.21%), 영등포구(0.21%), 종로구(0.20%) 등 외곽 지역은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발생하는 지역과 관망세를 보이는 지역이 혼재되며 서울 전체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2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넷째주(27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4% 상승했다. 서울 내 하락 지역은 2개 구로 전주(3개 구)보다 1개 구 줄었다. 특히 서초구가 반등세로 돌아서는 등 주춤하던 강남권 아파트가 다시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실제 거래 흐름에서도 지역별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강남권은 고가와 대출 규제 영향으로 매물 소화 속도가 느린 반면, 양천·영등포·마포·동작구 등은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비교적 활발한 상황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교차 분석한 결과, 지난달 기준 한강벨트 7개 구(성동·마포·광진·영등포·동작·양천·강동)의 매물 흡수율은 36.9%로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핵심 4구(16.6%)의 2.2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두 권역 간 격차는 전월보다 확대됐다. 2월 매물 흡수율은 한강벨트 24.9%, 핵심 4구 11.7%로 2.1배 차이였으나, 3월에는 한강벨트 흡수율이 36.9%까지 상승하며 격차가 2.2배로 벌어졌다.

서울 외곽지역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이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영등포구 양평동 삼호한숲(전용 59㎡)은 지난 2월 11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종전 최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거래 대비 2억1900만원 오른 수준이다. 또 강북구 미아동 송천센트레빌(전용 114㎡)은 지난달 8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7억6000만원)보다 9000만원 상승한 금액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 여건이 제한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외곽 중저가 단지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6·27 대책'으로 수도권 및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된 데 이어, 10월 '10·15 대책'에서는 주택 가격 구간별로 대출 한도를 차등 적용하며 규제가 강화됐다. 이에 따라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15억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대출 한도가 제한된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수요가 접근 가능한 가격대에 집중되며 중저가 아파트 중심의 거래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든 반면 15억원 이하 주택은 기존 수준이 유지되면서 주택 수요가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확산하면서 외곽지역의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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